[회사바낭] 불안불안하네요...

2012.06.21 08:53

가라 조회 수:1687


회사가 대규모로 신사업에 진출했는데, 그쪽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결국 8분기 연속 적자를 냈습니다. 오너는 대노했다고 하고요.. 

해당 사업부장은 갈렸구요. 그쪽 팀장들도 물갈이가 많이 되었습니다. 


당연히 전사 차원에서 특단의 원가절감계획을 제출하라는 지시가 떨어졌고 다들 부랴부랴 몇퍼센트라도 줄이려고 난리부르스중입죠.

다행히 사장이 '사원들의 사기차원에서 인위적인 인건비 절감이나 복지축소는 없다' 라고 천명했는데... 이 말은 급여삭감이나 구조조정은 없다는 얘기로 해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인사팀에서 절감계획 보고하는데, 올해말까지 계약되어 있는 '고문'들에 대한 계약을 조기종료한다고 보고하더군요.

(저희 회사는 현장에서 오래 일한 생산직 반장이나 계장님들이 정년이 되면 '고문' 직함으로 최소 1년에서 3년정도 계약직으로 연장고용하는 관례가 있습니다. 일종의 정년연장 효과도 있죠. )


그리고, 본부장이 협력사 임원들의 임기현황과 협력사 성과평가 결과를 보고하라는 지시가 있었답니다.  저희 회사는 제조업이다 보니 열몇개의 협력사를 가지고 있는데, 아웃소싱의 개념이고 실제 그 회사의 지분을 100% 저희 회사가 가지고 있다 보니 계열사나 마찬가지입니다. 그 회사들은 다른 회사 일 안하고 저희 회사 일만 하는데, 거기 사장이나 임원, 팀장들은 저희 회사에서 대부분 낙하산으로 떨어집니다. 그래서 임원 달정도는 안되는데, 그렇다고 내치기에도 안타까운(?) 50대 부장들이 협력사 사장이나 팀장으로 가서 몇년 더 하는게 관례였죠. 그런데, 그중 어떤 회사 사장은 지금 6년째 사장을 하고 있기도 하고.. 협력사 사장이 거의 임원이랑 동기나 선배들이다 보니 일을 제대로 안하는 사람도 있나 봅니다.


위 두가지 소식에 나이 많은 차장 부장들이 살짝 술렁거린듯 하더라고요. '아무리 그래도 계약기간은 채워줘야지.., ' '사장 임기가 3년인데 그건 채워줘야 하는거 아냐?' 하는 식의 이야기가 들리더군요.



그런 와중에 얼마전에 인사운용팀장이 지나가다가 '가과장 ***팀에서 지금 무슨 일 하고 있지?' 하고 물어보더군요. (저희 회사는 인사기획팀이랑 인사운용팀이 별도 인데, 한쪽은 채용과 교육을맡고 한쪽은 인사배치와 성과평가등을 맡습니다.)  그래서 '***팀 A 파트에서 ***를 하고 있죠'  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팀의 B파트는 무슨 일을 하는거야?' 하고 물어봅니다.  B파트는 부장 한사람이 외주직원들만 데리고 있는 파트죠. 예전에 이야기 한적 있지만 자기 밥그릇 지키는 것에 대해 상당히 민감한 부장입니다.

'가과장이 B파트 업무는 못하나?' 라고 다시 물어봅니다. 대충 '하라면 할수도 있겠지만 인수인계 받고 교육 받고 하려면 6개월은 걸릴것 같다' 라고 대답했죠.



그런데 엊그제 다시 인사운용팀장이 지나가는 저를 붙잡더니 '가과장은 팀에 왜 후배가 없어? ' 라고 물어봅니다. 

아놔 자기들이 안준거지 내가 안 받은건가...

'제가 몇년전부터 사람 받아서 트레이닝 시켜야 한다고 늘 말씀드렸는데요.. 인사에서 안주시는거지..' 라고 대답했더니..

'파트장들이 필요없다고 해서 안주는거 아냐?' 하고 물어봅니다.

'가과장은 후배 받으면 B파트 업무도 할 수 있는거 아냐? 능력 있잖아...' 라고 또 덧붙입니다. 아놔 그렇게 능력 있어 보이면 왜 연봉은 요거 주는데...-_ -;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1. 고문 계약 조기종료

2. 협력사 임원을 임기 재검토

3. 다른 파트 업무도 겸업 가능한지 문의


그렇다면 협력사 임원들 좀 정리하고 나이 많은 파트장/팀장들 정리해서 협력사로 보내는 식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하려는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저희 회사 이상하게 사원이 많고 부장이 적은 피라미드형이 아니라  차부장이 많고 과장이 적고 사원 대리가 다시 많아 지는 허리가 잘록한 구성이라.. 같은 인원 대비 인건비가 많이 나가는 구조거든요. 


이 와중에... 보고는 B파트장이 하는 걸로 되어 있지만 실무는 제가 하는 업무가 있는데 우리 파트장이 지금까지 진행된 사항에 대해 중간보고를 B파트장을 거치지 말고 직접 지시한 임원에게 하라는 지시를... -.-;;  뭐지 이거.. 입장 곤란하게... 견제하려는건가.


이거 올 하반기에 신입사원이라도 한명 우리 팀으로 보내면 올 연말이나 하반기 인사이동철에 50대 파트장중 한둘은 갈리겠구나.. 확신하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정작 저는 회사가 2년연속 적자라서 다른데로 이직해야 하는거 아닌가 고민하고 있는데...

정말 인력 구조조정이 실시되면 떠나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고민에 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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