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진이란 이름을 들은 것은 고교 때였어요. 요절한 작가인데 한국어의 아름다운 운운한 표현이 있어 그냥 요절한 작가에 으레 붙는 말이려니 치부했어요. 

이전까지 한국 문학에 대해 공부할 때 언급된 적이 없었던 작가였으니까요. 그때는 나이도 어리면서 다 아는 것 마냥 굴었으니 창피할 노릇이죠.


다시 김소진을 접한 것은 어느 분이 블로그에 올린 신풍근 베이커리 략사에 대한 소개였어요. 96년 연세대를 다룬 글인데 이념에 대해 다루면서도 이념에 경도된 소설이 아니라는 게 특이했어요. 이전의 소설과는 좀 다른 계열이랄까요. 동시대 소설과도 조금 다른 방향이었고요. 그 당시 친해지고 싶었던 어떤 분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글이었어요. 이념 때문에 괴로워 하던 그 분을 위로해줄 수 있는 찐빵 같은 소설이었으니까요.


그 소설집에 실린 다른 글들 역시 그랬어요. 찐빵 같은 위안. 문장 이전에 그런 정서가 담겨 있었던 소설들이라 굉장히 깊은 인상을 받게 됐어요. 


종종 소설을 읽는 분들을 만나면 가끔 물어봐요. 김소진을 읽어봤냐고? 읽어 보지 못했다는 분도 있고 읽었어도 <자전거 도둑>을 읽어봤다는 분 정도 더라구요. <자전거 도둑>은 안읽어 봤지만 김소진에 대해 여러 얘길 나눠보고 싶었던 저는 매우 아쉽더라구요. 그냥 <자전거 도둑> 하나만 읽히는 작가로 기억되기엔 너무 아깝지 않은가 하는 마음이니까요.


그래서 전 오늘도 김소진에 대해 이렇게 떠들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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