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여기서 가능한 시나리오는 4가지였죠.

 

1.정두언, 박주선 둘 다 가결

2.정두언 가결, 박주선 부결

3.정두언 부결, 박주선 가결

4.정두언, 박주선 둘 다 부결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겠다며 먼저 치고 나갔던건 새누리당, '무노동무임금'이라는 말도 안되는 논리까지 동원해서(이한구가 억울하거나 논리에 안 맞는 점이 있어도 따라달라고 그랬었죠? 훗) 세비를 당에서 삥땅(당이 다 걷었으니까 반납이라는 말은 옳지 않습니다)쳤고, 불체포특권 등도 내려놓겠다고 하고 야권도 이에 호응했었죠.

 

시나리오에서 1의 경우는 국회 쇄신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4의 경우는 정치와 국회 불신을 불러오는 결과를 가져왔겠죠. 2는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새누리당이 민주당을 엿먹이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정두언은 가결시키고(어짜피 친이계니까 친박당이 된 새누리당은 부담 없었을 겁니다) 박주선을 부결시킬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결국 3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예상대로 야권은 즉각 반발, 새누리당은 욕을 배터지게 먹고 원내지도부가 1시간도 안되서 총사퇴했습니다.

 

근데 이 정국이 야권에 유리하냐면... 글쎄요.

 

현재 국회의원 300명 중에서 국회의장을 제외하면 299명 중에 새누리당 149명, 새누리당 성향 무소속 3명(문대성, 김형태, 김한표), 민주당 127명, 민주당 성향 무소속 2명, 통진당 14명, 선진당 5명으로 여권(선진당 포함) 157명 : 야권 141명이죠.

 

271명이 표결에 참가했다는데, 빠진 28명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으나 대충 여야 반반씩으로 퉁치면 여권 143명, 야권 127명이라고 하겠습니다.

 

결과적으로 정두언은 반대 156표, 찬성(74)+무효(31)+기권(10) 115표, 박주선은 찬성 148표, 반대(93)+무효(22)+기권(8) 123표가 나옵니다. 반란표가 각 당에 수십표가 있었다고 쳐도 어쨌든 새누리당이랑 민주당은 각각 자당 출신 의원들을 감쌌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박주선이야 자신의 선거를 돕던 사람이 투신자살했는데 무소속 출마 했다는 점에서 질이 안 좋고 이 사건이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패배에 기여했을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민주당이 박주선 체포동의에 반대할 이유는 없어 보이지만 박지원 원내대표의 검찰 수사가 걸려있으니(뭐 저는 검찰을 안 믿습니다) 그걸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겠죠.

 

어쨌든 새누리당이 수적우세를 이용해서 야당의원은 구속, 여당의원은 보호하는 그림이 되었고, 먼저 국회 쇄신을 내세운 주제에 이런 결과를 냈고, ㅂㄱㅎ는 표결에 참석조차 안 함으로써 내상을 입는 계기는 되었지만 민주당도 좋아할건 없어 보입니다. 총선때 사찰문건 폭로가 80%드립으로 여권에 호재가 되었던 것처럼, 공격은 하더라도 적당히 고삐를 죄어야지 안 그러면 역풍이 불 가능성도 무시 못할 것 같습니다.

 

결국 성과라면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사퇴 정도? 정신병자 같았던 이한구를 안 봐서 기쁘긴 하지만 ㅂㄱㅎ당에서 더 괜찮은 사람이 나오기는 힘들어 보이고, 정신병자들을 발굴하는데 탁월한 능력이 있는 새누리당인 만큼 그 다음 원내지도부도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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