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혀를 믿지 않지만 위장은 믿어요.

 

위랑 장이 약한 편이라서 조금만 안좋은 음식을 먹으면 뱃속이 먼저 반응합니다. 대게는 그냥 견딜만한 수준이지만 심하면 복통으로 이어지죠.

 

화학조미료나 나트륨의 과다 첨가 여부는 특유의 나른함이나 갈증증상으로 어림짐작 합니다. (혹시나 해서... 화학조미료가 나쁘다는 말은 아니예요. 그냥 내 몸에 안 맞을뿐..)

 

그렇다고 제가 달고 기름지고 짠 음식을 안 먹는게 아닙니다.

 

중국요리도 좋아하고(대신 동네 배달 중국집은 못 먹어요.) 오레오 쿠키도 좋아하고 기운없을땐 맥도날드 햄버거 먹으면서 기력보강하는 사람입니다. ㅋ

 

기본적으로 위가 편안해지고자 하는 욕구보다 맛있는 것을 추구하는 혀의 욕구가 더 크거든요.

 

 

암튼 그런 이유로 밖에서 무언가를 사먹을땐 꽤 신중하게 선택하는 편입니다.

 

그 선택이 매번 옳을 순 없지만 적어도 먹는 재료 가지고 장난 치는 식당들은 다시 가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불친절한 가게도 다시 가지 않아요. 손님을 귀찮게 대하는 식당은 반드시 재료에도 신경을 안쓰게 되거든요.

 

물론 오래된 가게들의 무뚝뚝한 서비스랑 불친절은 구분합니다.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했더라...

 

자칫 어제의 냉면 논란을 재점화 하게 될까봐 조심스러워지는데...

 

저는 그래서 조금 비싸더라도 제대로 음식을 만드는 가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런 가게들이 많아지려면 사람들이 좋은 재료로 정성껏 만든 음식을 찾아 먹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게 오너가 마진 별로 안 남기고 제철재료로 정직하게 음식을 만들었는데 사람들이 비싸다고 외면해버리면 결국 그 오너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일단 음식값을 내려야 합니다. 음식값을 내리고도 마진을 챙기려면 결국 좋은 식재료를 포기해야 합니다.

 

요리를 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좋지 않은 식재료로 음식을 만들면 맛이 없어요. 그걸 감추기 위해서 화학조미료나 설탕을 쓰기 시작하고 매운맛으로 좋지 않은 맛을 덮어버리려고 하죠.

 

최근 우리나라에 매운맛 열풍이 불었던게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좀 덜하죠..)

 

재밌는건 전자의 음식보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후자의 음식을 더 맛있다고 느끼는 겁니다.  이 글을 쓰고있는 저만해도 그래요.

 

그래서 저는 제 혀를 믿지 않습니다.

 

화학조미료의 감칠맛과 매운맛의 중독성은 강해요. 우리 입맛은 이미 거기에 길들여져 있는거죠.

 

훈계조의 문장 죄송하지만 미각을 단련시켜야 합니다.

 

제가 처음 제대로 된 평양냉면을 먹었을때 (우래옥이었습니다.) 정말 맛이 없었어요.  다시 갈일 없다 생각했죠. 비싸기도 했으니..

 

두번째는 그냥 어쩌다 가게되었습니다.  두번째도 별로 맛은 없었지만 처음보단 괜찮았어요. 이미 맛을 알고 있어서 그랬겠죠.

 

그런데 두번째 먹고 온 다음부터 그 냉면이 계속 생각나요. 그 길로 전 계절을 가리지 않고 평양냉면집을 순례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왜 맛이 없었나 가끔 생각해 봅니다. 

 

아마 전 새콤하고 달큰하면서 톡쏘는 살얼음이 듬뿍 든 스타일의 냉면을 기대하고 갔었던 것 같습니다. 평생을 냉면이라 하면 그런 냉면만 먹고 자랐으니깐요...

 

음식이 맛이 없었던게 아니라 제 혀가 냉면은 이런 맛이다..라고 규정 짓고 있었던 거였죠.

 

그런데 한번도 겪어보지 않았던 미각 경험을 하고 나니 그 전에 먹던 냉면이 그렇게 맛이 없을수가 없어요.

 

제가 동네 배달 중국요리를 못 먹게 된 것도 정말 맛있는 중국요리를 먹고 난 후였던 것 같습니다. 

 

정말 맛있게 먹던 탕수육에 짜장 짬뽕 세트 메뉴가 너무 맛이 없어요. 더 맛있는 탕수육과 짬뽕의 맛을 혀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죠.

 

 

 

사실 먹고 살기도 바쁜데 미각을 단련하니 어쩌니 하는 얘긴 사치스럽게 들린다는거 압니다.

 

좋은 재료로 제대로 만든 음식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구요...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은 비싸기도 하구요.

 

저도 그래요. 평소에는 그냥 막 먹습니다. 조미료 범벅 감자탕도 좋아하고 김밥천국 김밥도 좋아하고... KFC 치킨 세일하면 환장하고...

 

봉피양 순면 한그릇보다 또래오래 갈릭반 핫양념반을 먹지요.  왜냐면 그게 더 배부르니깐.. 그리고 난 돈이 별로 없으니깐..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봉피양 순면의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봉피양 같이 평양냉면의 맛을 계승하고자 연구하는 신생업체가 더 많이 생겨야된다고 생각합니다.

 

 

 

 

아 제목은 빵이야기인데 이야기가 한참 새버렸네.

 

뭐 그런 이유로 자주는 못가지만 적극 지지하고 있는 빵집이 있어요.

 

요즘 정직하게 빵 만드는 윈도우 베이커리가 많이 생기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이윤추구와 정직하게 빵을 만드는 일 사이에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계신 오너들의 노력이 숨어있죠.

 

http://minsu9546.blog.me/70142089898

 

그래서 제가 이글을 쓴 이유입니다.

 

전 이 빵집이 장사가 더 잘되어서 방사 유정란까지 도전했으면 좋겠거든요.

 

이런 도전은 널리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듀게에 빵덕후님들 많으시니깐 ...

 

 

참고로 아침에 밥대신 빵을 먹으면 속이 불편해서 빵을 잘 안먹던 지인이 이 집 빵은 아침부터 먹어도 괜찮다더라고 증언해주었습니다.

 

저도 파리바게트 빵을 먹으면 기름진 느낌 때문에 가끔 탈이 나는데 이 집 빵 먹고는 한번도 그런적이 없었어요.

 

 

 

 

음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 하나...

 

원래 듀게에 글은 잘 안쓰는데 괜히 혼자 오바해서 썼나 싶기도 하고...

 

말빨 글빨이 딸려서 괜히 논쟁같은데 휘말리기는 싫은데 본의아니게 누군가에게는 기분 나쁜 글로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고 해서 걱정입니다.

 

(사실은 무플일까봐 더 걱정..)

 

 

후덥지근 하네요.

 

좋은 오후 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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