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카톡으로 연락하던 지인들이 한국은 장마라 비가 억쑤같이 쏟아지네 라고 말해도 실감이 안났어요.


방콕은 제가 있던 10일 동안은 짧은 소나기를 제외하고 거의 비를 보진 못한거 같은데 오늘 아침부터 줄기차게 비가 내리네요.

 

사실 듀게에 글을 몇번이고 쓸까 하다 지우곤 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스마트폰으로 글을 쓰다보니 오타도 날꺼 같고 띄워쓰기 상태를 알기가 힘들어서 그랬어요.

 

어쨌든 오랜만입니다. :)

 

뭐 제 닉넴이 익숙친 않겠지만 금방 제가 예전에 쓴 글만 봐도 제가 왜 방콕에 있는지는 아실꺼라 믿어요.

 

아무튼 혼자 오게되서 불안했는데 수술은 무사히 마쳤어요.수술전에 글을 남기고 가야하나 했는데 무슨 죽으러가는 수술은 아니니 하고는 몇 줄 쓰다 때려쳐버린 기억이 나요. 

 

사실은 당시에 멍때리다 뒤늦게 이래저래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그럴 경황이 없어서인게 더 맞는 변명인지 모르겠어요.

 

암튼 소심하고 겁이 많은 제가 타국에서 혼자 안되는 영어,일본어 섞어가면서 하루 하루 살아가는 나름 괜찮은 체험을 하고 있다고 나름 혼자 온것에 대한 아쉬움을 달랩니다. 물론 저 10일의 대부분의 시간을 병원,호텔의 작은 방안에서 보낸 것이기에 가능한 것인지도 모르겠지만요.

 

아무튼 예전에 수술한다고 했을때 댓글 달아주셨던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고 처음 수술을 마치고 났을때 감정이 살짝 떠오르네요.  수술 부위를 온통 붕대나 기브스같은것으로 칭칭 매여있어 확인도 안되는데다 수술 이후 고통이 막 밀려오던 때임에도 불구하고 그때 느낀 감정은 정말 "행복하다"라는 것이었어요.  물론 뭐 울진 않았는데 살짝 이 글을 쓰면서 그 때를 떠올리니 이제서야 눈물이 조금 나네요. :)

 

아무튼 지금은 많이 나아져서 고통은 거의 없는데 아쉬운 점은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당분간은 온리 수프 뿐이라는거랄까요. 이 말을 제가 닥터에게 직접 한건 아니고 제가 이쪽 병원에 오게 도와준 일본인 분에게 이야기했더니 이런말을 해줬어요.

 

예전에 닥터가 자기의 일본인 환자에게 해준 말이라면서 지금 이 시기를 불교의 "fasting" 시기라고 생각하고 지내라구요.  한국어로 번역된 단어를 찾아보면 그냥 금식이라는 단어에 불과하지만 영어적인 표현으로 빠르게 지나가는 고통의 시기라는 의미가 내포해 있다라는 덤이 살짝 마음에 들었어요.

 

아무튼 이래서 전 여전히 온갖 다양한 음식이 존재하는 방콕에서 수프만을 먹은체로 지내고 있어요. :)

 

한국 주...죽이 먹고 싶어요. 사실 태국에도 한국의 죽과 비슷한 "쪽" -발음도 비슷해서 신기하네요-이라는게 있길래 찾아봤는데 우리나라 죽보단 약간 짜달까 그래서 먹다가 이걸 계속 먹어도 될까 해서 가끔 입맛이 없을때 먹어야지 이러고 있어요.

 

사실 이런게 있다는걸 알게 된것도 우연히 같은 시기에 병원을 가게된 -태국은 성형 관광이 발달한 나라라고 하더라구요- 성형 관광을 하러온 스코틀랜드 분이랑 어케 친해져서 그 분이 뭐가 먹고 싶은게 없냐해서 죽이 먹고 싶다했더니 저걸 사주셔서 알게됐어요 =_=

 

헉! 글을 쓰는 사이에 비가 그친거같아요. 아무튼 전 건강하게 잘 뒹굴고 있어요. 굳이 진짜 집에서 방콕해서도 충분히 할수 있는 뒹굴을 여기 진짜 방콕에 와서까지 해야하나라는 안타까움(?)은 있지만 우선 몸의 회복이 우선이라는 생각에 참고 있어요. 아니면 태생이 히키코모리라 타국에와서도 히키코모리가 더 익숙한지 모르겠지만요 :)

 

근데 정말 어짜피 한국에서도 혼자 노는게 익숙한데 왜 유난히 이곳에서 혼자 노는게 시간이 안가고 지루한지 모르겠어요. 그런 의미에서 저랑 카톡으로 놀아주실분이나 혹시 7월 18일에서 25일 전후로-이때쯤이면 몸이 충분히 관광다닐 정도는 되나봐요- 방콕에 오시는 분 중에 함께 식사라도 하실r분은 제 이멜로 연락주세요.  아 참고로 이때쯤부턴 생과일 생야채 빼고는 다른 음식은 먹어도 된다더라구요.  아무튼 이게 끝이에요.

 

맛폰으로 주절주절 쓴 글이 어떻게 보일지 살짝 불안하지만 그래도 과감하게 done 키를 눌러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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