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안좋아합니다. 힘들고 지칩니다.

 

 

새로운 것, 웅장한 것을 보고 경탄하긴 합니다.

그런데 새로운 것을 본다는 측면에서, 예를들어 영국을 여행하는 것과 칼림도어를 여행하는 것, 메피스토에게 두가지는 별차이가 없습니다.

칼림도어 여행이 값어치가 있다 or 영국을 여행하는 것이 값어치가 없다가 아닙니다.  메피스토가 사는 곳 이외의 장소;신기하고 재미난 경관을 보는 것에는 별차이가 없다는 얘기일 뿐입니다.

만일 똑같은 비용이 들고 똑같은 시간이 주어진다면, 100권의 책과 여행 중 전 주저없이 전자를 선택합니다. 메피스토에게 여행이란 그정도의 것입니다.

 

여기까진 개인의 문제입니다. 한마디로 취향차이죠. 어느것이 우월할 것도 없고 어느것이 열등할 것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위에 표현에 빈정거림과 짜증이 섞인 것은 주변에 여행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는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매번 같이 가자 같이 가자 같이 가자. 혹은 여행 좀 가지 여행 좀 가지. 권유를 떠난 강매수준의 이야기들. 

비꼬는게 아니라, 찾아주는거 대단히 고맙습니다. 좋은거 권유해주는 것도 고맙죠. 하지만 정말 여행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여름이라면 땀흘리고 찝찝합니다. 겨울이라면 춥습니다. 날씨를 떠나 다리아픕니다.

 

그럼 오만가지 태클이 날라옵니다. 히키코모리냐, 여행을 가야 견문이 넓어지고 생각이 깊어진다, 찾아줄때 같이 가자같은 반친근반협박까지.

일단, 메피스토는 여행의 효능;지리적 부분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느날 이유없이 스페인한가운데 뚝떨어진다면, 스페인을 가본 사람이 길을 찾기 쉬운 개념..이쯤으로 말입니다.

딱 여기까지 입니다. 이 이상의 효능은 동의하지도 않고 그렇기에 그 효능에 근거한 어떤 행위를  적극적으로 하고픈 생각이 없습니다.

 

여행을 가야 생각이 깊어지고 견문이 넓어진다? 본인이 그렇다는 것, 여행을 통해 내적 깨달음을 얻은 것까지 빈정거리고 싶진 않습니다. 그건 그냥 사람의 차이니까요.

하지만 여기에 당위가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우선, 그렇게 깊은 내적깨달음을 얻은 결과가 기껏해야 남들도 여행을 가야 깨달음을 얻는다 따위의 것이라면 그 깨달음은 결국 얄팍한 것일겁니다.

견문이 넓어진다따위의 얘길 한사람;이자는 방학마다 휴가마다 세계 각지를 여행했지만 자주가봤다던 캐나다, 그 나라의 수도를 멜버른이라고 얘기했던 자입니다. 그러니 견문이 넓어진다는 얘기는 패스. :-p.

개인의 인상적인 경험을 벗어난 일반론적인 당위가 부여되는 순간, 저에게 여행으로 얻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는 기껏해야 혈액형-성격 수준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그러나 제 이런 얘기에 동의하는 사람은 소수입니다. 사실 위의 이야기들을 가지고 제대로 썰을 풀어본적도 없습니다. 그냥 귀찮고 힘들어서 싫어한다 레벨에서 그치죠.

이런류의 얘기는 주장에 의미가 있다 없다를 떠나 유치한 정치적 문제거든요. 다수가 저렇게 생각하는데 저기에 저항하는건 유쾌한 일이 못됩니다.

특히나 결과가 어떠하든 무언가를 일단 '판을 만들고 보자'라는 종특을 갖춘 사람들에게, 메피스토 같은 인물을 반동분자이자 악질 역적이 됩니다.

메피스토 한명이 '개인의 취향'때문에 함께 여행을 가지 않으므로 분위기를 망치고, 좋다고 하는걸 안하니 남 얘기에 귀기울이지 않는 고집불통이 되버리죠.

 

뭐 이렇게 얘기하긴했지만 분위기를 망친다느니, 고집불통이라느니 이런 얘기가 진지하게 오고가는건 아닙니다.  

그냥, 전반적으로 깔린 느낌이 이렇다는겁니다. 진짜 분위기를 망쳐버리는 고집불통이라면 애시당초 메피스토에게 여행을 권유할 친구조차도 없을테니까요. 적당한 우스개소리죠.

다만, 이런 '여행의 효능 효과'에 대한 이론들이 여과없이 강요되는 현상이 참 피곤하고 싫다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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