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논란의 요소가 있다면 휘핑크림처럼 부드럽게 지적해주시면 둥글게 고치겠습니다. (__*


오늘 <모리스>라는 영화를 보고 왔어요. 줄거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랑이야기인데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인 시선이나 탄압과 자신의 감정 사이에서 갈등하는 이야기거든요.


근데 제 옆의 아주머니들이........

엄청 대놓고 호모포비아이신 거 같았어요. 아마 특별히 '호모포비아'라는 단어를 알 정도로 이런 데에 대한 지식이 없어보이시긴 했지만..


처음 입장할 때부터 뭔가 꽁기했어요. 저랑 그 아주머니들이랑 거의 동시에 상영관에 들어갔는데 

그 아주머니들은 네 분이었고 저는 혼자였거든요.


스크린을 바라보면서 좌석들이 삼등분 돼서 양쪽에는 네 좌석씩 떨어져있는 줄이 있고 가운데에는 줄이 길잖아요.

네 좌석 떨어진 쪽이었는데 제가 예매할 땐 제 열 네 좌석 쪽에 다른 사람들이 없었는데

그 좌석이 제가 선호하는 자리라 가서 앉으려는데,

그 아주머니들이 제 자리에 앉으시려더군요.


(A)(B)(C)(D)


좌석 중 (A)가 제 것이라면 (D)가 제일 벽쪽 자리인데.. 

아주머니들은 (C)(D)를 예매하시고 맨뒷줄 (C)(D)를 예매해서 총 네 장 끊으신 거 같았는데..


저더러 '아, 여기가 아가씨 자리야? 뒤에 가서 앉지, 친구? ^^' 라고 하시는 게 아니겠어요?!

아니 우리가 일행이니까 혹시 미안한데 자리를 바꿔줄 수 있겠냐고 정중히 말해도 

솔직히 맨뒷줄 맨가장자리라서 좀 꺼려질 판에 밑도 끝도 없이 반말에 친구는 웬 친구! 


그렇다고 무슨 할머니 뻘이나 엄마 뻘도 아니고 막내이모 정도 되는 나이뻘의 아주머니들이었는데.. 

뭔가 말투나 억양은 고상하게 말하려 하시는데 엄청 몰상식함의 포스가 줄줄..


솔직히 좋은 기분은 아니라서 '저긴 너무 가쪽이라서요.' 하고 그냥 제 자리에 앉았습니다 =.= 

그 때부터 눈치를 챘어야 됐는데.. 웬만해선 그런 촉이 오면 옮겨버리는데..

옮겨갈래도 제가 표 끊을 때에도 이미 좋은 자리는 다 나간 터라 옮기기도 신경쓰이더군요. (자리 주인이 있을 테니까..)



근데 아니나 다를까..

이 영화에 대해 전혀 아무 정보 없이 오신 건지 몰라도

영화 상영 내~내!!! 무슨 격한 배드씬이나 그런 게 아니라 미묘한 감정씬 애틋한 고백씬에서도 

계속 한숨을 쉬고 코웃음을 치고 혀를 끌끌차고 

애절하게 감정이 고조될라치면 '저런 미친' '미친놈' '미친새끼' 하면서 욕을 하시고!!!!!!!!!!

진짜 거짓말 안 보태고 배우가 대사 한 줄 할 때마다 '미친' '미친' 이러는 거에요!!

제가 너무 신경쓰여서 몇 번이나 고개를 훽훽 돌려서 쳐다봐도 아랑곳 않으시고... 그나마 다른 한 아주머니는 소리 죽여 말하려고 노력이라도 하시던데...


영화관에서 뭐 웃음이 빵 터진다든지 비명이 자기도 모르게 나온다든지 하는 것처럼

자동반사적인 감탄사 같은 걸로 넘기려 노력하려해도 너무 몰입에 방해가 되고 도대체 주인공들에게 그런 닫힌 자세로 있을 거면 (어차피 무료상영인데) 차라리 자리를 박차고 나가시든지 

진짜 환장하겠던데.. 제가 옮기는 게 제일 빠른 건 알지만 주변에 옮길 만한 다른 자리는 안 보이고.....


아오 정말 감정선이 극에 치달았을 때 미친새끼 운운하는 거 보고 저도 화나서 혼잣말로 '아 거 진짜 시끄럽네' 하고 들으랍시고 중얼거려봤으나!!!!!

아무 소용도 없었습니다. 진짜 그 미친 소리 좀 그만하세요!!!!!!! 라고 화내고 싶었는데 꾹꾹 눌러참았네요.


그 아주머니, 다른 친구분 세 분 모시고 온 거 같았는데.. 여기가 시네마테크에서 명당 자리라느니 하면서 엄청 자주 온 포스 내시드만...

정작 다른 세 분은 점잖게 보셨는데 그 친구 드립 친 아주머니만 큰 목소리로 그래서 정말 너무 화났어요......


쓰고보니 너무 이 사람 욕해줘요! 같이 화내줘요! 라는 글이라서 민망하기 짝이 없지만

이 더위에 이 분노를 어디에 풀어야 할 지 몰라서 아오...... 그 영화 엄청 기대하면서 보러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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