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주변에 보면 정말 여행을 좋아하고 다양한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여럿 있습니다.

친구들도 있고, 그냥 아는 분들도 있고...


그 중엔 참 섬세하고 아름다운 마음씨를 가진 분도 있고,

털털하고 유쾌하면서도 어른스런 성숙함을 지닌 분도 있지만...

좁쌀영감같으면서 꼰대+찌질+비열한 이기심 쩌는 사람도 많습니다.


여행을 많이 다니면 보는 눈도 넓고 마음도 넓다는 거, 편견 맞습니다.

여행 좋아하면서 꽉 막힌 인간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흐흐흐.

같은 것 같으면서도 다른 세상에서의 새로운 경험들,

남들은 잘 모르는 나만의 지식을 다른 나라에서 확인하고

책이나 상상이 아닌 실제로 느끼고 확인할 때의 그 짜릿한 쾌감.

하지만 이건 그냥 또 하나의 경험일 뿐이지, 우월함이나 인생의 필요충분조건은 아니니까요.


저도 여행을 좋아하긴 하지만, 여행을 많이 다닌 사람은 xx하다, oo하다라는 말을 보면

왠지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사람이 된다거나

사람은 연애를 많이 해봐야 어른이 된다는 말이랑 비슷해보입니다.

이런 말들을 왜 하는지는 알겠는데 그냥 웃겨요.

아마 이 글을 읽는 어떤 분들은 "아니 여행이랑 군대랑 어떻게 비교를 하시나요?"라거나

"군대 얘기는 저도 동의하지 않습니다만 연애 얘기는 좀 다르게 생각하네요"라는 분들도 계시겠죠.

여기에 대해서는 길고 뻔하며 짜증스런 썰을 풀어보고 싶었지만

날씨도 너무 덥고 어차피 뻔한 소리가 될 뿐이니 패스.




#.

근데 인생의 경험이나 인격의 성숙같은 건 제껴두고,

그냥 교양으로서의 여행을 생각하면 잘 모르겠습니다.

우선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라면 논외가 되겠죠.

그렇다면 여행을 좋아하거나, 여행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뭐 나쁘진 않아"라는 분들에게

여행의 경험이란 어떤 의무적인 교양이 될 수 있을까요?


"형편이 힘들다면 모르겠지만, 경제적 시간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해외 여행은 가봐야지"란 말이

"고등교육을 받았다는 사람이 세익스피어나 삼국지는 당연히 읽었어야지"랑 비슷한 말인 걸까요?

아니면 "어떻게 여행을 안가볼 수가 있어요?"는

"어떻게 야구 경기를 안볼 수가 있어요?"나 

"어떻게 온라인 게임이란 걸 한 번도 안해볼 수가 있어요?"랑 비슷한 말일까요?

"여행가는 데 꼭 돈이 드는 건 아니야! 가까운 국내라도 당장 떠날 수 있잖아!"라는 말은

나를 자극하는 좋은 충고일까요, 폭력적인 오지랖일까요?


대체 교양이란 무엇일까요?

"사정이 안된다면 모를까 여유가 된다면 꼭 해봐야하는 일"이라는 게 존재하긴 하는 걸까요?

아님 요새같은 경제난국에 이런 고민이라도 할 수 있는 처지라는 데 감사하며

남들이 여행을 가든 말든 그냥 서로 입을 다물어주고 있는 게 정답일까요?




#.

그래서 이 글의 결론:


아 더워요!!!! 여행가고 싶습니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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