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댓바람부터 거주지 얘기에 묻어갑니다.


거대도시 뉴욝에 살면 좋은 점은 뭐냐 하면요,

음... 웬만해선 상처받지 않는 강한 멘탈을 기를 수 있어요!


오늘 출근길에 타박타박 걷는데 누가 "ching-chong!" 하고 외치더군요. 아마도 저를 보고.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건 중국인 비하에서 유래한 표현으로, 지금은 아시아계 전반에 대한 비하표현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까 전에 게시판에서도 눈 찢어진 거 묘사한 그림이 왜 한국인 비하인지 모르겠다는 글이 올라왔었죠. 죄송하지만 저는 그 글을 보면서 실소를 금치 못했습니다. 아니 그럼 이건 중국어 잘한다는 표현입니까. 제가 소싯적에 중국어 발음 좋단 얘기는 들었지만'ㅅ';;; 하여간 이런 무식한 애들은 어차피 한국 일본 중국 사람들 구별도 못해요. 좋게좋게 봐줄 상황이 따로 있지 악의로 비하하는 상황까지 잘봐줄 필요가 있습니까.


하여간 저는 미국에 몇 년 살면서도 (운좋게) 지금까지 듣지 못한 비하표현을 처음 듣고 1초도 안되는 시간동안 생각에 빠졌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있다면,

"너 이리좀 와봐라. 뭐라고? 내가 외국사람이고 근로비자로 미국 살지만, 네가 일생동안 낸 세금보다 내가 요 3년동안 연방정부랑 주정부에 가져다 바친 세금이 더 많을걸. 세금 얘기가 나왔으니까 말인데 길가는 사람한테 욕하면 어떻게 되나 저기 있는 경찰관한테 물어볼까?"

정도 해줄까 했는데 생각만해도 피곤해서=_=

고개를 돌려 3초 정도 가만히 그 사람을 봐줬습니다. 무식한 주제에'ㅅ'; 소심하기까지 한 건가 그 사람은 슬며시 외면하고 사라지더군요. 저는 마음의 상처;;;를 아예 안받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다시 출근하면서 주말에 첼시에 가서 빠에야를 먹을까 케이타운에 가서 삼계탕을 먹을까 하는 중요한 문제를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떻습니까? 대도시 생활 부럽지 않으셔요?


덧붙임: 댓글 읽고 답글 달다보니까, 외국인을 더 고약하게 취급하는 (사실 위의 경험은 외국인/ 비외국인 차별도 아니긴 하지만요) 곳도 많고, 제 불평이 좀 투정같이 들릴 수도 있겠다 싶어요. 그래서(?) 마무리는 엘씨디 사운드시스템/라이언 머피님의 아름다운 뉴욕 찬가(!) 뉴욝 아이러뷰, 벗츄어 브링잉 미다운으로 해봅니다.


덧붙임2: 오피스메이트한테 얘기했더니 자기가 미안하다고 (=_+;;;) 하면서 자기는 미쿡사람이지만 white trash-_-;;; 같은 욕설 많이 듣는다고 하네용.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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