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걸 잘 못 먹어요. 작년만 해도 수박을 두 조각 이상 먹지 못 했어요. 배가 아파서.  물냉면은 반드시 뜨거운 육수와 먹어야 하고,얼음 들어간 음료, 팥빙수도 먹는 사람 보면 '우와 젊어서 좋구나' 이런 느낌.

올해는 찬 걸 계속 먹는데도 배가 차갑다는 느낌이 안 들더군요. 온몸에 핫팩을 붙인 꼴이니 당연하죠. 


수족 냉증도 있죠. 여름에도 발이 시린데 집에서 양말 안 신고 여름을 났어요.


오늘은  발이 시려서 새벽에 잠을 깨고는 한참 싸한 기분이었어요.  수족 냉증 있는 사람은 알 걸요. 발이 시리면 아프죠. 아파서 깨요.  그러나 발이 시려서 양말 신고 얼굴은 더워서 선풍기 켰다는 것이 개그.


그러나 사무실은 냉방을 거의 안 하다시피하고 게다가 통풍 잘 안 되는 인텔리전트-_- 빌딩. 어제까지 하던 대로 찬 거 먹었다가 배탈났지요.


집에 들어오는데 벌레가 웁니다. 가을 깊어지면 점점 더 소리가 다가오는 얘가 쓰르라미인가요? 의외로 곱등이일지도;;;


94년 여름 이야기를 쓴 적 있는데, 94년 여름의 끝은 이렇게 기억합니다.

허수경씨가 그때 낮에 라디오를 진행 중이었는데 '여러분, 믿어지십니까? 바람이 시원해졌어요. 드디어 오십 년 만의 더위가 물러가는 모양입니다' 이런 말을 하더군요.

섭섭했어요.



덥기야 구월까지 덥겠죠. 그렇지만 팔월 첫째주가 지난 뒤의 더위는 여름의 그 더위가 아니죠. 그냥 잔열로 뜸들이고 있는 것뿐이지 이미 불꽃은 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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