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낭] 손 예쁜 남자의 심정

2012.08.10 02:00

bete 조회 수:3838

아래 정독도서관님 글을 보니 딱 제 얘기군요.

네, 맞습니다. 저 손 예쁜 남자에요 -_-;;
손가락과 손톱이 다 길쭉하구요.
골격이 크지 않은 체형이라 손등도 별로 안 넓어요.
피부가 하얀 편이라서 손도 하얗죠...
어릴 적부터 운동을 싫어하고 집에서 뒹굴거리길 좋아해서 촉감도 부드럽구요...
(한마디로 곱게 컸다는...)
한가지 단점이라면 남자라서 잔잔한 털들로 덮혀 있다는 거? 그래도 털복숭이 정도는 아니에요...

뭐 이러면 막 부러워 하실지도 모르지만
전 키도 작은 편이구요, 얼굴도 그닥 잘 생긴 편은 아니에요... 외모 상으로 내세울만한 게 손 밖에 없어요 ㅜㅜ

그래서 예쁜 손을 타고 난 것에 그나마 감사하고 살고 있어요. 하지만 손이 다른 외모상 단점을 커버할 순 없죠. 순수히 외모로만 봐서 키가 크거나, 얼굴이 조각같거나, 식스팩이 있는 남자한테 반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도, 손 예쁘다는 거 하나로 반해버리는 여자는 들어본 적이 없네요.

손 예쁘다는 게 성적인 의미가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물론 여태 여자사람을 제대로 사귀어 본 적이 없어서 장담은 못 하지만요... 흠.....

살면서 예쁜 손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들도 많죠...

초등학교인가 중학교 때인가는 제 손을 자기 손이랑 바꾸자는 같은 반 여학생도 있었구요. 상당히 까무잡잡하고 당연히 손 안 예뻤던 걸로 기억합니다 ㅎㅎ. 나름 간절했던 것 같아요.

학창시절 별명도 마이너하긴 했지만 섬섬옥수도 당연히 포함되죠.

소개팅 할 때마다 컵 잡은 손 보면 상대방 쪽에서 손 예쁘다고 신기해 했어요. 하지만 다른 외모에 대해서는 칭찬한 적이 없다는 게 함정 ㅜㅜ. 손 예뻐봤자 소개팅 잘 되는 건 아니더이다......

가장 황당한 경험은 취직한 뒤에 고객사로 출장가서 회식했던 경험이었는데요. 고객사 쪽에선 업종 특성상 여직원들이 많이 왔어요. 근데 오지랖 넓고 생각 없는 제 상사가 술김에 제 손이 만지면 그렇게 보드랍다고 자랑을 해버렸더랬죠.

거기서 멈췄으면 괜찮았을텐데 한 번 만져보라고 부추기기까지 한 거에요... 고객사 쪽 여직원들은 처음엔 주저주저하다가 한 번씩 손으로 만져보기 시작하더군요 -_-;; 뭐 우리 쪽에서 먼저 만져보라고 했으니 거리낄 것두 없구요.

어 어 하다가 제 손은 여기저기 팔려 다녔어요. 회식 분위기 깰 수도 없으니 싫다고도 못 하구요. 손 예쁘다, 자기 손보다 부드러운 거 같다, 부럽다.... 등등 다양한 반응이 있었지만 가장 많은 의견은 신기하다 쪽이었던 거 같아요. 참 그 짧은 시간에도 어찌나 민망하던지...

정리하자면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손 예뻐서 날 건 없는데요, 차라리 손 안 예뻐도 되니깐 키10cm만 커서 루저에서 벗어나면 더 좋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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