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레옴님 글을 읽고, 저도 어린시절 가난에 대해서 적고 싶었으나 너무 길어서  포기할랍니다.

대신, 단편적으로 기억나는 '아! 이제 우리집도 부자되는건가'라고 느꼈던 순간에 대해서 적어보려고요. 참, 레옴님 글 중에서 가장 가슴에 와닿는 건 '사실 가난해서 고생했던건 저희 부모님이지 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란 대목이네요. 제가 철 없을때, 가난한 부모님을 원망할 때, 왜 저 생각을 못했을까요.

 

각설하고, 제가 우리집 형편이 조금 폈구나 생각했을때는 집에서 먹는 쌀이 정부미에서 일반미로 바뀌었을 때 였습니다. 아시다시피 정부미는 반값 정도하는 묶은 쌀이지요. 단간방에서 자려고 누워있는데, 어머니가 아버지한테 하는 얘기가 들렸어요. "xx아빠, 내일부터 우리도 일반미 사먹읍시다" 이러시는 거요. 그리고 며칠뒤부터 정말로 밥이 하얘졌습니다. ㅎㅎ

 

두번째는  돼지고기를 양념없이 삼겹살로 구워먹을 때였습니다. 어린시절에는 어머니가 항상 돼지고기를 빨갛게 볶아주셨어요. 아마도 그냥 구워먹기에는 질이 떨어지는 놈들이었나 봅니다. 그러던 돼지고기가 어느날부터 양념없이 후라이팬위로 올라왔습니다. 상추랑 쌈장과 함께. 여전히 단칸방이었지만, 어머니가 구울사이도 없이 형이랑 저랑 정신없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세번째는 천장에 물이 세던 좁아터진 방에서 조금 더 큰 방으로 이사갔을 때에요. 어릴때 살던 방은 4식구가 누우면 꼭 맞았고, 비만 오면 깡통으로도 감당이 안돼서 방안에 비닐을 쳐야 했어요. 그러다가 2배쯤 큰 방으로 이사를 갔지요. 그 때 아버지가 형 책상도 사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다른 듀게인 여러분이 '우리집도 부자되는겨'라고 느끼셨을때는 언제인가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365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897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850
96 드라마퀸을 꿈꾸는건 아니었는데 [2] 러브귤 2010.07.12 2802
» 듀게인 여러분들은 언제 살만해졌다고 느끼셨나요 [15] 유빅 2010.08.02 3008
94 이런 도너츠가 먹고 싶군요 [7] 가끔영화 2010.08.03 3951
93 긴 생명력을 가진 만화가 [10] 스위트블랙 2010.08.05 4069
92 이제 내일 하루만 지나면 한국으로 (국제선 이용 바낭) [7] soboo 2010.08.09 2080
91 성시경 그리고 이적 신곡 [6] 1706 2010.10.01 3032
90 케이블에서 '데자뷰' 다시 보고 있는데요 [3] 폴라포 2010.10.02 2187
89 제임스 프랑코, 그에게 끌리는 이유 - Late Show with David Letterman, 2010년 9월 [11] 프레데릭 2010.10.08 2331
88 이분은 그대로군요 [3] 가끔영화 2010.10.31 2201
87 [존박 CF] 존박은 역시 상품성이 있나봐요. 아웃도어 광고사진. [3] 고인돌 2010.11.11 3563
86 일종의 영퀴-누구일까요? [8] 자본주의의돼지 2010.12.07 1337
85 뭐하는 걸까요 [4] 가끔영화 2010.12.08 1731
84 네이버는 늙은 군인이 죽이겠다! [7] 데메킨 2010.12.08 3221
83 빠른 새해 맞이 [1] 양자고양이 2010.12.31 1207
82 80일간의 세계일주와 열기구에 대한 로망 [7] 빛나는 2011.01.20 2975
81 방탈출해봐요 방탈출!!! [8] 타보 2011.01.27 2044
80 청주에서 인디음악영화제를 하는데요.. [3] bebijang 2011.01.29 1414
79 설날 하면 기억에 남는 사건이나 일들 뭐 있으세요? [1] Apfel 2011.02.02 1170
78 [그림일기] 아이앰러브 보고 나서 강림한 청춘의 밤. [13] Paul. 2011.02.03 3649
77 MBC에서 탈북자들이 나오는 아침 프로그램을 봤는데요. [4] 달빛처럼 2011.02.03 2525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