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효의 '길쌈'이 개정 증보판으로 재출간이 됐군요. 지난 4월에 발간됐는데 이제야 알았어요.

영화 은마는 오지 않는다의 원작이죠. 개정 증보판은 안정효가 분량을 추가했고 제목을 '은마'로 바꿨습니다.

이 책은 1986년 국내에서 출간되고 그 다음 미국에서 출간되면서(물론 안정효가 직접 번역해서) 유명해졌죠.

이후 영화가 만들어졌지만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창고에서 묻히다가 이혜숙의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으로

금의환향, 극장에 걸리면서 대단한 화제를 모았고 외화에 밀려 개봉관 상영회차에서 불이익을 당함에도 흥행에 성공하며

이혜숙을 1991년 최고의 여배우로 올려주었습니다. 이혜숙은 이해에 개봉한 낙타는 따로 울지 않는다, 젊은 날의 초상에도

출연했는데 두 작품도 흥행에 성공했죠. 그래서 세편의 출연작이 모두 흥행에 성공했지만 당시 나이가 30줄이었던

충무로에서 설자리가 없었고 이듬해 김의 전쟁까지 찍고 영화 활동은 거의 뚝 끊겨서 안타까웠어요.

 

이혜숙의 1991년 출연작은 모두 원작이 있는데 은마는 오지 않는다는 안정효 원작,

젊은날의 초상은 이문열의 단편 두개를 합쳐 각색, 낙타는 따로 울지 않는다는 김한길 원작이었죠.

 

암튼 이 은마는 오지 않는다는 1986년 책세상 출판사에서 출간되고 이후 판권이 고려원으로 넘어와

1990년 고려원에서 재출간 됐습니다. 안정효의 하얀 전쟁도 고려원에서 출간됐죠.

그런데 아시다시피 고려원은 사업을 엄청나게 불리다가 부도가 났고 판권이 거기에 묶여 있었던 많은 소설들은

이후 재출간이 불투명해졌습니다.

 

고려원이 무허가로 외국 책을 마구잡이로 들여왔던걸 보면 아이러니하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광고에 너무 많은 투자를 했고 영웅문, 손자병법같은 세트 소설들에서 올린 엄청난 매출로 참고서에 투자했다가

망해서 문을 닫은거라는 소리가 있죠. 고려원의 부도는 90년대 국내 출판계에서 로마 제국의 멸망이나 다름없었던것같아요.

아마 집에 고려원 책 한권 이상은 다들 있을겁니다.

 

이곳에서 나온 소설들 정말 대단한 작품들이 많았고 광고에 이 정도로 투자한 출판사도 고려원 밖에는 없었죠.

고려원 하면 생각나는 희대의 밀리언셀러가 생각나네요. 김현의 고백록 '이제 여자가 되고 싶어요'

그 책이 대박이 나서 김현희가 인세만으로 10억을 넘게 벌었다고.

 

길쌈은 은마는 오지 않는다란 제목으로 고려원에서 재출간 된 후 고려원 망하고 나서는 서점에서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구해야 할 도서 목록 상단에 있었는데 판권 관계가 어떻게 해결됐는지 다시 나왔네요.

하얀전쟁은 몇 년 전에 이미 출간됐죠. 그래서 은마는 오지 않는다의 출판도 기대하고 있었는데 다행이에요.

안정효는 번역가로 더 유명하긴 하지만 그의 소설, 번역서, 그리고 다섯권짜리 영화 전문 서적등을 읽으면서 그의 문체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은마도 어떨지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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