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8.22 18:01
언제부턴지 영화를 고르는데 있어 내용은 크게 고려하지 않게 됐어요 그저 적당히 야하고 적당히 자극적이고 지루하지 않을 정도의 재미에 여자주인공만 내스퇄이면 됐는데 캐빈인더우즈는 그런 내 취향에 딱 들어맞는 영화였어요
다행히 이건 결과론이고 이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듀나님 리뷰거든요'지독하게 뻔한 장르 공식을 하나 줘 봐. 그걸 가지고 너네들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 보여주겠어.' 아니 도대체 영화가 무슨 지경이길래 이런 말을 하는거지? 흥미로웠습니다 이렇게 끝내주는 리뷰를 읽고 영화를 안 볼 순 없었거든요
영화는 듀나님이 추측한 제작진의 속마음 그대로를 정확하게 구현했습니다 전 얼마전에 본 크로니클보다 낫더군요 특히 듀나님이 말한 ' 피란델로 반란이 일어나는 바로 그 순간부터 폭발하기 시작'한 후반부는 '어? X발 이거 뭐야'란 감탄사가 절로 나올만큼 재밌었습니다 물론 현자님이 지적한 좀비괴물들을 풀어주는 장치에 아무런 보안장칠 안 한 점은 내용상 아쉽지만요 하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적절한 장르 비틀기의 신선함에 예쁜 여주인공이 있잖아요 그 중에서도 전 적당히 야한점이 맘에 들었습니다
금발미녀와 사슴과의 키스 좋았습니다 세번 돌려봤습니다 약에 취한듯 춤추는 장면도 만족스럽구요 근데 토르신과의 정사신은 좀 허탈했습니다 관객이 그렇게 많은데 거기서 그렇게 끊어야 했을까 런닝타임도 짧은데 좀 더 끈적하게 갔어야 했지 않나하는 아쉬움이 남았구요 또 영화 진입점에서 여주인공이 하의실종 차림으로 나오는 부분에선 박수를 쳤습니다 '그래 이거야 이거 이런 영환 이렇게 시작해야지' 하구요 제가 조감독이고 영어를 할 줄 알았다면 에로틱함에 힘을 더주자고 말했을텐데 ㅋ
저는 기대가 컸던지 기대만큼은 아니었지만 아이디어만큼은 박수를 쳐주고 싶어요. 그런데 제 기준에선 무척 잔인하고 섬뜩했어요. 각종 괴물과 귀신들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