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 언덕위의 구름 다 봤어요.....

2012.08.22 19:43

디나 조회 수:2935

  한 두달전?에 보기 시작한거 같은데.... 중간중간에 지루할때마다 내가 이걸 왜 보고있을까? 하면서도 어느 부분에선 또 심하게 몰입되고 하면서 꾸역꾸역 다 봤네요. 총 13부작인데

 한 회당 한시간반정도 거의 영화한편 분량이라 꽤나 깁니다..... 여기 참으로 가난하고 작은 동양의 한 나라가 근대화를 맞이하려....일본 특유의 호들갑 오글거림 멘트로 시작해서 일본

 이 기적적으로 근대화에 성공해서 잘나가던 시절을 조망하는 (원작소설이 유명하죠) 작품인데... 결국은 러일전쟁의 승리가 목표지점이고... 사실상 13화가 결국은 이 러일전쟁이 벌어진

 과정과 결과 그리고 주인공 형제가 거기서 무슨 역할을 했는지를 보여주는건데...그래서인지 후반부 5부를 러일전쟁에 할애하고 있어요. 물론 개전이전의 외교전같은것은 그 이전화부터.

 러일전쟁개전과 여순항에서 폐색작전의 실패,악명높은 203고지 전투,봉천전투,그리고 마지막 그 유명한 발틱함대와의 결전까지 아주아주 상세하게 보여줍니다. 


  드라마 초반회에서 진짜 대책없이 긍정적이고 40을 훌쩍넘은 배우들(아베 히로시나 카가와 데루유키) 이 무려 10대후반-_-20대초반 청년연기를 진짜 시치미 뚝 떼고 하는데서 기겁

 할뻔했지만 (젊어보이고 싶어서인지 더 대책없이 오바함.....혹은 부끄러워서....) 회를 거듭할수록 진지한 분위기가 되서 그나마 볼 수가 있었죠.... 간혹 일본에서 나온 근현대사 작품

 은 일단 우익아니냐고 혐의를 두고 보는 시선이 많긴한데 제가 볼때는 비교적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는거 같아서 그 점은 괜찮았어요. 드라마의 후반부 몇 시간을 할애해서 계속 러시

 아와의 일전을 두고 설전을 벌이거나 기다리거나 하는 정말 국가의 존망 어쩌고 생난리를 치다가 막상 전쟁에서 승리한후에 갑자기 드라마의 분위기가 팍 다운되면서 숙연해지는 분위

 기로 가는게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인상적이기도 하더군요. 뭔가 드디어 이겼다 반자이 룰루랄라....이런 분위기일줄 알았는데 갑자기 그 이전까지 구로사와 아키라틱한 장중한 대해전

 의 스펙타클로 가다가 갑자기 미조구치 겐지나 오즈 야스지로 틱? 해진다고 할까요? 뭔가 드라마 전체의 오글오글거림과 호들갑스런 분위기에 비해서 마무리는 나름 담백하게 끝낸

 듯한 느낌. 


   하지만 역시나 가장 인상적인건 노기 마레스케의 역사적인 삽질과 10년후 1차대전의 참호전의 예고편으로 유명한 여순 203고지 전투입니다. 203고지라는 영화도 있는데 이것도

 매우 보고 싶은데 캐스팅이 무려 노기역에 나카다이 타츠야....메이지왕에 미후로 도시네.. 코무라역에 탄바 테츠로 등등.... 일본에선 꽤나 유명한 영화인거 같은데 영상자료원에서

 요즘 나카다이 타츠야 특별전을 하는거 같은데 구로자와나 고바야시 사골 프로그램 말고 이 영화좀 보여줬으면 싶었는데 아쉽네요... (하긴 요즘 한일분위기도 뒤숭숭한데....)

 아무튼 전부터 그 영화가 굉장히 보고싶었는데 이 드라마에서 두 회에 걸쳐서 상세하게 보여줘서 좀 만족스러웠달까요? 콘크리트를 쳐 부어서 만들고 각종 야포와 기관총 철조망

 으로 꽁꽁 싸맨 요새를 총검들고 끊임없이 돌격하다 죽어 자빠지는 일본군.... 이걸 보여주고 또 보여주고 또 보여주고 지휘관들은 완전 똥씹은 표정을 하고 그래도 멈출수 없다

 공격.... 무한반복... 보는 사람이 다 속터지더군요. 기관총 진지앞에 맨몸으로 돌격하는 바보짓이야 십수년후에 1차대전에서 영프독이 똑같이 재현해주니까 뭐 어쩔수 없다 쳐도

 보면서 참 그때나 지금이나 일본적이다라고 느껴지는 특성이 있는데....바로 뭔가 좋은게 좋은거로 뭉게는 습성이랄까요? 분명히 도려내야할 부위가 뻔히 보이는데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칼 대기가 무서워서 진통제만 맞으면서 식은땀 뻘뻘 흘리면서 버티는 듯한 그런 느낌. 예를 들어 지휘관의 무능으로 계속 병사들만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당연히 여기저기서

 클레임이 걸려오죠.... 그럴때마다 그만! 우리는 기다려야 하는것이다.... 그는 지금 나라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있다.... 분명 러시아도 괴로울것이다... 이런식으로 뭉게면서 비비적

 대는 사이에 병사들은 하루에 몇천씩 죽어나가고.... 정확히 40년후에 태평양전쟁에서 완전히 승기를 뺏기고 거의 패망직전에 몰렸을때....이미 45년초부터 대본영에선 항복하는걸

 기정사실화 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하면 모양 덜 구기고 천황의 옥체를 보존하고 좀 더 유리하게 항복할수 있을까 밍기적거리다가......(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웃프다면 웃프고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인데 아무튼 그런 상황에서 결국 그렇게 닥치고 돌격으로 끝내 고지를 얻어내서 러일전쟁 승리의 전초를 마련한게 훗날 일본 태평양 깽판

 의 비극으로 이어지는거죠.... (정신력으로 밀어붙이면 어떻게든 결국 승리한다) 


   아무튼 그렇게 일본은 동양이 유럽 제국주의 국가를 이겼다는 영광을 차지하고 전리품으로 우리나라를 먹게 되죠.... 하지만 그 시점에서는 동양에선 다 같이 박수쳐줬다는게 함정

 .... 무려 안중근의사도 일본의 승리에 박수...무려 인도의 네루도 박수...ㄷㄷㄷ 재밌는건 이 드라마의 cg를 우리나라 업체가 했다는군요.....뭔가 묘했습니다. 아 그리고 주인공

 사네유키역의 모토키 마사히로... 이름은 잘 몰라도 이런저런 영화에서 많이 본 배우인데.... 해군참모역이라 반삭에 콧수염 이었는데 우와 머리 길때보다 정말 잘생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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