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같은 번호로 전화가 계속 와요. 미스드 콜 돌려 보니 스팸인데 자꾸만 걸려오니까 이거 혹시 나 아는 친구가 이런 회사 들어가서 거는 건가 싶기마저 하네요.

전화 받으면 '00아, 난데, 지금 부장님 안 계신 새 전화거는 거야~'


2. 집에 오다가 배달 오토바이가 넘어지는 걸 봤어요. 막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시점이었는데 갑자기 퍼붓더라고요. 비가 드세지면 더 위험할 텐데 싶더군요.

 형제 중 요식업 종사자가 있어요. 날씨 험한 날 배달 보내고 나면 들어올 때까지 걱정이랍니다. 거대기업에서 하는 일이니 일개 지점장이 배달 거절할 수도 없죠.

 주문하는 사람 욕도 못 하겠는게요, 역지사지라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저만해도 작년 눈올 때 가족이 그 이야기를 해서 알았어요.


 분명 사람이 해주는 일인데 기계가 해주는 일로 종종 착각하는 것 같아요. 분명히 '너는 배달이 직업이니까 아무리 날씨가 험해도 나님에게 대령하렷다!' 하는 마음가짐으로 하는 일은 아닐 거란 말이죠. 일단 생각이 미치면 주의하게 되지만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구석이 꽤나 많죠.

 제가 사장이면 또 어떨지 장담 못 하겠다는 것이 함정.


3. 개님께서는 어제부터 '야 태풍 좀 좀 어떻게 해바바 좀~나님 시끄러워 죽겠다고~ 밥이 들어가냐, 밥이? 태풍 좀 어떻게 해 보라고~'이러면서 짜증을 내십니다.

 저더러 어떻게 해 달라는 것과 단순히 밖의 시끄러운 소리에 경계를 세우는 것은 동작이 달라요.


 제가 전에 알기론 개란 충성스럽고 우직한 동물이었습니다만, 개도 개 나름입니다. 새끼때부터 키운 건 처음이라 일정부분 훈육 실패 케이스기도 하고, 한 배 새끼 중에서 아기때부터 성격이 유난하기도 했죠. 

 자기 앞가림은 잘 하는데 어떨 때 보면 얘의 생활력이랄까 정치력이 부러워요.  


4. 걱정이 돼서 집으로 들어오긴 했는데 일곱 시 반의 일 약속은 어찌해야 될지 모르겠어요. 죽어도 만나야된다는 건 아니지만 오늘 일을 처리 못 하면 며칠간 스케줄이 많이 꼬이는지라. 여덟 시까진 어찌 연기가 될지 몰라도 그 이상은 안 되거든요.

 글 올리고 나니 바람이 눈에 띄게 거칠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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