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래 저는 '미선나무' 였습니다.

그런데 제 마음에서 저 닉네임의 뜻이 좀 엷어지고,

새로이 두 가지 닉네임을 떠올리게 되었어요.

하나는 '창밖엔 녹음',  또 하나는 지금 글을 올리는 이 닉네임인데요.

'창밖엔 녹음'은 가을이 되면 '창밖엔 단풍'. 겨울엔 '창밖엔 백설' 로 철철이 바꿔주어야 할 것 같고;;

 

저는 예전부터 새파라니 탁 트인 하늘보다

옅은 하늘색에 뭉게뭉게 구름진 하늘이 좋았어요.

솜을 뜯어논 듯 구름이 엷게 층져 배열된 하늘도 좋아하고요.

 

그리하여, 닉네임 변경을 신고드립니다 : )

 

 

 

2.(이 밑엣글은 부끄러운 개인적 이야기라, 펑할지도 모릅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어제는 다른 나라에 떨어져 지내고 있는 남편의 생일이었습니다.

시차에 맞게 통화를 나누려면 남편은 생일날 저녁에야 축하를 받겠기에

일부러 시간대를 그쪽에 맞춰서 아침에 받도록 전화를 했어요.

남편은 자기 생일인줄도 모르고 있더군요. 띵-

 

그런데 제가 통화 끝에 생일축하 카드 받았느냐고 물었어요. 사실 받았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고요.

남편 생일 2주 전쯤 제가 우리 아기 얼굴을 직접 그려서, 카드를 만들어 부쳤거든요.

남편 있는 나라가 워낙 세관이 까다롭고 우리나라와 거리도 멀어서, 부치면서도 2주 안에 가긴 어렵지 않을까 했어요.

그래서 긴가민가하면서, '나 카드도 보냈어' 알릴 겸 물은 건데,

 

받았대요. 그것도 지난 주에.

그래서 "왜 받았다고 말 안했어?" 그랬더니 그냥 대수롭잖게 넘어가네요.

실은 같은 일이 몇달 전에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임신중이었고 역시나 남편과 떨어져 지내고 있었는데,

남편이 너무나 보고 싶어 편지도 쓰고 아기 초음파 사진도 넣고 편지봉투에 넣을 만한 작은 새해선물도 넣었어요.

혹시나 '새해선물' 이 편지봉투에 담긴 것이 또 그 나라 세관에 걸릴까 걱정이 되어서,

편지가 닿을 무렵부터 " 편지 받으면 내게 꼭 말해줘" 소리를 거듭했는데,

 

그때도 편지 받아놓고는  아무말도 않다가 나흘 뒤에였던가, 제가 물으니 그제서야 말해주더라고요.

 

원래 남자분들에게는 이런 제 남편의 모습이 일반적인가요?

차라리 그렇다면 이해를 하려고 애쓸 것 같은데...

 

솔직히 보낸 저로서는 마음이 좋질 않네요.

그래도 이국에서 혼자 맞는 생일이라고 신경써서 카드도 보내고 생일도 전화로나마 챙겨주고 했는데

별로 고마워하지도 감동하지도 않는 듯해요.

그런 걸 해주면서 '이러면 감동하겠지? 고마워하겠지? 날 더 사랑해주겠지?' 하는 듯한 제 모습도 그리 바람직하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옳은 심리도 아니란 건 압니다.

하지만...이런 자잘한 정도 서로 나누며 아 이 사람이 있어서 내 삶이 조금은 더 따뜻하구나

이런 기분, 그런 재미조차 누리지 못한다면

솔직히 왜 결혼해 사는걸까 하는 회의감이 듭니다.

요즘 세상에 사는 거 힘들죠. 결혼해 지워지는 의무도 힘들고요. 그렇기에 더욱 나눌 건 정밖에 없는 거 아닌가 싶은데...

오늘따라 남편의 무심함이 마음아프네요.

물론 남편보기에 저 역시 모자란 점이 많은 아내일거라는 것 알고요.

제가 아무리 철이 없기로, 오늘 이 일 하나만 가지고 회의감이니 뭐니 그런 건 아닙니다.

다 이야기하지 못하는 여러가지 일들이 많이 마음에 쌓였나 봅니다.

 

차라리 남자분들이 일반적으로 저렇게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면 조금 이해가 쉽지 않을까 싶어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591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6154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6214
69278 추리물중에서, 맨 마지막이 범인이 왜 살인을 하게되었는지 스스로 설명하지 않는 영화가 있나요? [11] 스웨터 2012.09.09 3051
69277 영화관에서 요즘 제일 보기 싫은 광고 [19] 감자쥬스 2012.09.09 5052
69276 [바낭] 히치콕의 싸이코 마지막 부분에서... (스포) [6] 잠익35 2012.09.09 1970
69275 공모자들 [2] 감자쥬스 2012.09.09 1588
69274 이런저런 잡담들 [11] 메피스토 2012.09.09 2541
69273 [듀나인] 올레코스 추천 부탁드려요. [4] 은銀 2012.09.09 1222
69272 [ 후기 ] Vess라는 E마트 콜라맛 보기와 붉은10월을 읽고.. [2] 무비스타 2012.09.09 2157
69271 [번개] 부천역 근처카페 잉여로운 일요일 깨뜨리기 [5] 異人 2012.09.09 1773
69270 카톡 친구 차단했는데 계속 새로운 친구로 등록되는 경우는 뭔가요? [5] 토토랑 2012.09.09 9299
69269 어제 듀게 사해루 번개(사진 큽니다) [8] 01410 2012.09.09 3022
69268 듀나IN ] 내생성(endogeneity)이 뭔가요 [6] hottie 2012.09.09 5354
69267 그..뭐라하죠 뚱뚱하고 푹신푹신한 아이폰 케이스 [5] 유니스 2012.09.09 2847
69266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과 호아킨 피닉스 [12] magnolia 2012.09.09 5365
69265 수퍼맨 [4] 가끔영화 2012.09.09 1533
69264 커피를 사면 머신을 드립니다 [11] wonderyears 2012.09.09 3598
69263 조민수씨가 여우주연상을 놓친게 정말 황금사자상때문인가봐요 [21] 소전마리자 2012.09.09 7727
69262 정글의 법칙 궁금증 [6] 푸른새벽 2012.09.09 2161
» 닉네임 변경했습니다/이런 경우가 일반적인가요. [22] 구름진 하늘 2012.09.09 3354
69260 황기순씨도 강남스타일 패러디를 찍었나본데... [3] 01410 2012.09.09 2829
69259 민주통합당 대전충남세종 경선 - 문재인 10연승..누적 과반 재확보 [4] Bluewine 2012.09.09 1646
XE Log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