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09 20:59
영화를 본능으로 찍던 감독들이 나이가 들면 점점 머리의 비중을 늘려가는데 김기덕 감독도 궤도를 같이 하는 듯.
나쁘다는 것은 아니고, 다만 검증되지 않은 고유성이 주던 놀라움과 전율은 다소 희석되는 느낌이네요.
제일 빵 터진 부분은 사채업장의 간판이었습니다. SH공사가 부디 소송이라도 걸어주면 좋겠는데 그럴 일은 없겠죠.
배우들의 연기가 극찬을 받은 것에 비해 대사 표현은 좀 약한 느낌이었는데, 대사 자체가 교과서적이라 그런 것도 같고.
김기덕 감독의 강점은 역시 사물과 신체표현이지만요.
궁금했던 부분: 마지막에 강도는 엄마가 가짜 엄마인 걸 알았을까 몰랐을까.
제 생각은 '알았다'인데요. '그' 나무 아래 '그' 스웨터를 입고 '그' 다이어리의 주인공이 누워있는데 모를까 싶고.
알았기 때문에 복수가 아니라 속죄를 하러 간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
알고도 시체에서 스웨터를 되찾아 입고 죽은 여자의 품에 안겨 나란히 누웠다면 그 마음은 도대체, 하고 숨이 막히기도 하고.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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