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12 10:45
밟으면 터지는 아슬아슬한 지뢰를 많이 가진 사람입니다.
아무도 나한테 그렇게까지 집요하지 않은데,
내가 말 꺼내지 않은 이상 심문하듯 캐물을 사람 아무도 없는데
혼자 조마조마해하며
마치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사람마냥
켕겨하며
불필요한 죄책감 느끼며 살아왔어요.
그러니 말이건 글이건 겉돌고
뜨끔해하고 찔려하고
그럴만한 상황이 두려워 뭐건 피해가며 살았죠.
안 좋은 모습, 실수하는 모습 보이면 마치 세상이 끝장날 것처럼
가령 추태를 잔뜩 보인 어떤 사람.
그 사람이 마치 내 모든 것을 망쳐놓을 것처럼
그 사람이 나를 심문하는 상상을 하며 괴로워했어요.
아까 또 그 사람 생각이 났습니다.
그 사람은 또 심문을 해요.
두 눈 똑바로 뜨고 올려다보며
맞아, 나 실수한 거 맞고 꼴불견인거 알아. 그래서 그게 어떤데?
하고 차분하게 말해줬어요.
항상 고개 푹 숙이고 나 자신을 부정해왔는데,
어떤 계기인지 그게 되었어요.
잘못한건 맞은데 그럼 책임은 내가 지면 되고 그건 그렇게 파괴적이고 치명적으로 잘못한 건 아니다.
이걸 확신할 수 있게 되어서, 아까 좀 울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