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하네요...
몇 년 전 대학 새내기 때 컨디션 영 안 좋던 상태에서 안나 까레니나 보러 갔다가 거의 1/3을 졸면서 본 이후론 발레나 춤 공연 같은 걸 본 적이 없는데...
춤이라는 게, 인간의 몸과 그것이 움직이며 만들어내는 선들이 이렇게 매혹적이라는 걸 엄청난 전율과 함께 느끼고 왔습니다.
백조의호수 발레는 본 적이 없지만 내용은 어릴 때부터 동화 등으로 많이 접했는데, 매튜 본은 아예 다른 내용으로 각색을 했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지그프리드와 오데뜨의 사랑 이야기보다는 외로움에 몸부림 치다 점차 광기에 빠지는 심리를 백조들을 통해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이 쪽 이야기가 더 맘에 듭니다.
제가 춤에는 그닥 흥미가 없는 줄 알았는데 단 한 순간도 집중이 흐트러지지 않을 정도로 황홀의 연속이었습니다. 음악이야 좋은 거 이미 알고 있었지만... 특히 공원 장면, 무도회 장면, 침실 환상 장면으로 이어지는 그 클라이맥스의 연속이라 해도 손색없는 후반부는 말이 필요 없네요 정말.
아, 세상엔 왜 이렇게 재미있는 게 많답니까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