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술에서 의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는 걸 최근에서야 깨달았습니다. 


작은 학교 단편 영화에서 주로 미술 파트를 맡는데 어리석게도 저는 '공간'에만 집중했었어요.


그래서 코딱지만큼 주는 미술예산은 대부분 공간을 채우는 데에만 썼고  의상은 배우분들 옷장을 뒤져서 


적당한 것으로 골라 입히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의상 디자인과 학생과 같이 일을 하면서 너무 충격을 받았습니다.


격렬한 다툼이 있는 씬이었는데, 여자배우분에게 강렬한 빨간색 원피스를 입히셨더라구요. 그땐 너무 과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근데 나중에 모니터로 그 씬을 봤는데, 감정과 그 인물의 캐릭터를 확 살려주면서 화면을 지배하는 느낌? 


제가 너무나 당연한 얘기를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죠. 


그런데 참 어려워요. 


제가 패션 센스가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센스가 있고 트렌드를 잘 따라간다고 해서 좋은 의상을 고를 수 있는 것도 아닌 것 같구요ㅜ


이번에 들어갈 작품은 중국인 여자 유학생 이야기 입니다. 낯설고 불안정한 한국 유학 생활을 하면서 점점 성장해 가는 아가씨에요. 


감독은 빨간색을 썼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저는 너무 노골적으로 중국 = 빨강. 을 하는게 좀 불편해요.


그래서 의상 말고 악세사리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 밖에 떠오르지가 않네요;; 


고민입니다. 과하지 않지만 인물의 캐릭터를 잘 살릴 수 있는 의상은 어떻게 결정해야하는지.


혹시 참고할 만한 책이나, 영화, 혹은 여기에 관계없이 그냥 어떤 영화에 이런 의상 좋더라. 하는 정보 있으시면 막 던져주세요. 공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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