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털복숭이 원숭이'는 크게 기대를 안 했는데도 꽤 실망스러웠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지는 알겠어요. 아니, 그게 너무 명확하고 뻔한 방식으로만 전달되는 게 문제입니다. 재미가 없어요ㅠㅠ

(그런데 이게 유진 오닐이 쓴 작품이라고 해서 놀랐습니다. 뭐, 꽤 예전 작품이니까 지금 봐서 뻔한 게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렇다고 그걸 흥미롭게 풀어내는 연출의 묘가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특히 음악극으로 만드는 시도는 왜 했는지 모르겠어요.

비슷한 패턴의 대화가 계속 반복되며 주제를 주입하다시피 하는 것도 불만스러운데, 음악까지 더해지며 한 얘길 또 하다시피 하니까 더 지루해요.

일부러 희극적인 요소를 부분부분 삽입한 것도, 아이러니를 자아내려는 의도겠지만 썩 성공적인 것 같지 않습니다.

철구조물을 이용하는 방식은 주제랑 연결되어서 꽤 괜찮긴 했습니다만...

 

그 뒤엔 알리 콘서트를 봤습니다. jtn인가 뭔가 하는 데서 주최한 콘서트였고, 저는 이벤트 당첨으로 보고 왔습니다.

jtn이 뭐하는 덴지는 모르겠는데 홍보 엄청나게 하더라고요. 경품까지 무지 뿌려대면서. 그래도 딱히 흥미가 생기진 않더라만...

오프닝의 경우에는 렛츠스윙이라는 '여성 6인조 스윙 브라스 밴드'를 자처하는 듣보잡 걸그룹이 나왔습니다.

스윙걸즈 보고 감명받으신 기획사 사장의 졸속 기획물임이 분명합니다. 연주하는 곡들은 죄다 스윙걸즈에도 나왔던 극들인데, 연주 실력도.... 뭐, 더 말 안 하겠습니다.

걸그룹이라기엔 비주얼이 별로고, 브라스밴드라기엔 연주가 ..... 수준이니 조만간 망할 것 같더군요.

알리는 정말 좋았습니다. 비욘세 곡으로 시작해서 불후의명곡에서 부른 곡들, 그 외 옛 명곡들, 자신의 곡들을 여럿 불렀습니다.

잠실 실내체육관이었는데 음향이 정말 처참한 수준이어서 한국 곡들인데도 외국 곡 듣는 기분이었다는 것만 빼곤, 알리의 시원시원한 목청 덕에 정말 행복했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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