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24 00:44
김명민은 올해 구정과 추석 때 주연한 영화가 한편씩 개봉하네요.
이제 김명민을 영화에서 보는게 어색하지가 않아요. 페이스메이커 때까지는 힘이 너무 들어가 있어서 부담스러웠는데
연가시부턴 보기가 편해졌어요. 영화에서의 관객 동원력도 이만하면 안정적인 편이고 주연급 중견 남자 배우로
자기 자리도 잘 잡았으니 지금처럼 영화 계속 했으면 좋겠네요. 본인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해서 다시 드라마에 출연하는걸지도 모르죠.
무엇보다 영화 간첩에서 김명민은 굉장히 스타일리쉬하게 나옵니다.
관리를 잘 했고 꾸준히 운동을 한다는게 느껴져요. 대부분의 장면에서 수트를 갖춰 입고 나오는데 양복빨이 끝내줘요.
양복 안에 입은 요란한 셔츠와의 매치도 잘 됐고요. 피부도 하얗고 몸의 비율도 좋아서 '간지'납니다.
정겨운과 염정아,김명민이 셋이 풀샷으로 잡히는 장면에선 근사한 그림이 만들어져요.
영화는 그냥 그렇습니다. 고정간첩 얘기도 흔한 소재이고 감독은 이걸 안일하게 그렸죠.
암살 과정도 허술하고 적의 적의 표적이 쉽게 노출되는 상황을 고려해보지 않고 움직이는 인물들이 한심해요.
그리고 페이스메이커도 그렇고 연가시도 그랬지만 일이 터지자 가족을 끔찍이도 위하는 가장 김명민의 활약와 눈물겨운
부성애를 강조하는데 이건 역시나 부담스럽네요. 이런게 진정 관객들한테 먹힌다고 생각하나봐요.
하긴, 감독의 전작 파괴된 사나이에서도 부성애 강한 김명민을 볼 수 있었으니 간첩의 김명민 캐릭터는 당연한 결과일수도.
남한에서 10년 넘게 일반 사람들처럼 생계에 허덕이며 완전히 남한 생활 풍습에 흡수됐지만
첩보원 감은 남아있는 간첩들이 일을 도모하고 처리하는 과정이 믿을 수 없이 단순한데 상황은 너무 심각해서 첩보물의 긴장감을
느낄 수 없고 그렇다고 영화 전반에 깔린 코미디가 자연스러운것도 아닙니다. 엉성한 코미디, 엉성한 첩보물 두편을 이상하게 합쳐놓은 영화를
본 느낌이에요.
그래도 재미는 있었습니다. 시간은 잘 가더군요. 김명민의 수트빨 보는 재미도 있었고 배유들 연기가 다 좋아요.
정겨운의 어수룩한 연기도 재밌었으며 염정아의 딕션은 언제나 훌륭합니다.
단 한번도 웃지 않는 유해진도 열연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