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24 04:29
저 밑에 여자가 (남성)나한테 반한 걸 깨달을 때를 읽고 쓰는 글입니다.
저번에 힐링 켐프에서 본 어떤 배우(하정우?맞나요? 제가 워낙 이름을 잘 못 외워서요) 인터뷰에서 내 유머를 이해하는 여자를 찾는다고 하던 거 같던데. 저도(전 여자) 제 쓰잘 데 없는 농담에 잘 웃어주는 남자가 좋습니다. 혹은 저랑 비슷한 유머 코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말장난 할 수 있는 사람들이 좋습니다. 남들은 안 웃는 거 저희끼리 마구 웃을 떄 너랑 나랑 비슷한 인간이구나 싶어요. 반대로 남은 열심히 말하는 데 전혀 반응 안해서 무안하게 하는 사람들.... 싫어요. (전 스웨덴 학생들과는 강의 할 때 농담이 되는 데, 외국인 학생들 한테 영어로 강의 할 때는 농담이 안돼요. 괜히 시도했다 제 얼굴만 붉어진게 어려번...)
제 거북이는(저의 남편) 제가 하는 투덜 투덜에 죽어라 하고 웃어 댑니다. 비웃는 게 아니라 정말 우껴서요. 그렇게 웃어 대는 걸 듣고 있으면 뭐라고 할 까 모든데 다 별로 안 심각해져요. 더 장난처럼 투덜 거리다가 서로 웃고, 이해하고 약속하고 그러죠.
저는 제 친구 H의 웃음을 처음 들었을 떄를 기억합니다. (이 친구 겉으로는 굉장히 우중충 합니다. 그런데 웃으면 아주 하이톤으로 올라가는 웃음입니다.)
친구가 되기전 어느날 갑자기 자기가 구운 초콜렛 케익을 저한테 주더군요. 참고로, 전 케익굽는 게 취미이고, 굉장히 잘 만들어요. 제입으로 이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딱 보기에 무척이나 푸석 푸석한 케익.
그래도 예의 차리느라 한입 먹고 버렸죠. (아 이때 없었어요)
다음에 와서는 내가 만든 케익 어땠어요? 라고 묻는 거에요. 음 그런 케익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이런 질문 까지 한다니.... 이런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대답할 까 하다가 제가 한 대답은
초컬렛 맛이 나더군요.
순간 그 친구가 완전 하이톤으로 웃어 대길레 깜짝 놀랬다가 함께 웃었답니다.
결론은 맛이 없었다는 거군요.
H,, 난 케익을 구울 줄 알고 당신은 몰라요. 라고 대답했죠. 웃으면서.
그 때 그 웃음을 듣고 이 친구가 다른 면이 있구나 생각했어요.
지금은 이 친구 아플 떄 케익 구워다 줍니다.
같이 별거 아닌 거 가지고 웃을 수 있는 사람들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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