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다이어트 관련 잡담...

2012.09.27 16:10

menaceT 조회 수:1606

사실 저는 어린 시절에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마른 체형이었어요. 제 동생도 그랬고요. 입도 짧고 병치레가 잦아서 비쩍 말라 있었고, 그래서 어머니께서는 여기저기서 보약 사다 저와 동생에게 멕이시는 게 일이었지요.

그러다 저는 초등학교 3학년쯤 되니까 보약이 갑자기 효능을 본 건지, 성장기의 여파인지 갑자기 식욕이 왕성해졌어요. 살이 훅훅 쪘죠. 그러다 중학교 가서는 어머니까지 맞벌이 시작하시면서 저희 끼니를제대로 챙겨주실 수 없는 상황이 되어서, 저와 제 동생은 어쩔 수 없이 인스턴트 음식이나 쉽게 보관 가능한 건오징어나 쥐포, 과자 같은 걸 입에 달고 살게 되었어요. 살이 찌는 것과 더불어 턱이 점점 사각으로...ㅜ (그때의 영향인지 몰라도 부정교합이 꽤 티 나게... 뭐 딴 소립니다만.)

그런 식습관에 겹쳐 운동까지 좋아하지 않는 성격인지라(남중 남고를 나왔는데 친구들이 축구하고 놀 때 전 점심시간에 수다나 떠는 소수파였어요. 그나마 보던 스포츠도 프로레슬링이었고요.) 살이 찔 수 밖에 없었죠.

그러다 대학 들어가서 처음으로 다이어트를 했어요. 1학년 여름방학 때, 순전히 여친을 사귀고 싶단 열망 하나로요. 그래서 친구가 다니던 복싱장에 덜컥 등록을 했습니다.

초보에게는 줄넘기랑 기본 자세 잡은 채로 뛰는 것 위주로, 거의 하루 두 시간 가까이씩 유산소라 불릴 만한 운동만 시키시더라고요. 그렇게 두 달을 다니니까 15kg가 빠져 있었고, 여친이 생겼고, 그 상황에 만족한 저는 복싱장 그냥 끊어버렸습니다. 사실 그때 몸 상태가 썩 좋진 않았어요. 유산소만 해서 살만 쭉쭉 뺐으니 몸에 근육이란 건 개뿔도 없었죠.

그런데 연애를 하다보니 다시 살이 찌려 하더라고요. 그도 그럴 것이, CC여서 거의 매일 데이트를 했는데 평소엔 잘 먹지도 않던 단 음식을 거의 먹게 되니 살이 안 찔 수 있나요ㅜㅜ 그런 위기감에 헬스를 등록했고, 설렁설렁 다니기는 했어도 살이 찌는 건 방지할 수 있었습니다. 연애를 관두고 나니까 운동 안 해도 몸무게 유지가 쉬워서 헬스도 관뒀습니다. 그 뒤로는 연애할 때에만 헬스 다니다가 끝나면 관두는 패턴의 무한반복으로, 3년 간 체중을 유지했습니다. 몸에 원체 근육이 없어서 설렁설렁 하는 걸론 외관상 변화 같은 거 생기지도 않았고요.

그러다 시험 준비를 하느라 운동을 관두고 매일 앉아 있으면서 서서히 살이 찌더니, 올해 초, 다가온 시험의 압박+최근 교제하던 친구와의 관계에서의 스트레스로 매일을 폭식으로 지내다 보니 두 달 동안 14kg가 훅 쪄 버리고 말았습니다.

시험을 보고 난 뒤에 여유가 생겨서 5월에 헬스장에 등록해 다시 다니기 시작했는데, 워낙 근육이 없던 몸에 살만 쫘좌좍 붙어 운동 능력은 떨어지고 식습관 바꾸긴 힘들고 해서 지지부진하다가, 6월 중순부터 먹는 양을 매 끼 2/3으로 줄이고 월수금은 근력운동 40분, 화목토는 유산소 30분을 꾸준히 지켜가며 운동했습니다. 근력운동은 하루는 스쿼트, 밀리터리프레스, 보조턱걸이, 딥스를 하고, 그 다음엔 데드리프트, 바벨로우, 벤치프레스, 바벨컬을 하는 식으로 번갈아가며 했고, 유산소는 똑같은 걸 하면 지루해서 어떤 날은 싸이클, 어떤 날은 줄넘기, 어떤 날은 인터벌 러닝을 했습니다.

그 결과 86kg에서 78kg으로 8kg 감량했고(키는 179 골든루저ㅜ), 주변에서도 몸이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단 소리를 가끔 듣습니다. 물론 아직 봉 무게 포함해서 5회 기준으로 스쿼트 80kg, 데드 110kg, 벤치 60kg 밖에 못하는 쌩초짜입니다만... 이것도 저에게 있어선 엄청난 발전인지라ㅜㅜㅜㅜ

목표 몸무게는 70~72kg입니다. 이제 겨우 반 온 셈이지요. 시간이 부족해서 이제는 일주일에 운동 세 번 가는 대신, 근력운동 40분+유산소 25분을 채우고 옵니다. 식습관은 가아아끔 폭식 터질 때가 있지만 그럭저럭 잘 유지 중이에요.

앞으로 더욱 분발해서 원하던 결과 얻으면 꼭 듀게에 알리겠습니다. 다어어트하시는 분들 다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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