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9.27 18:19
그녀는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라고 했어요
저에게 계속해서 시간을 내어주신 건 단지 거절을 못하는 성격 때문만은 아니었을 거라 믿지만,
그냥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니까 여기까지 온 거라 생각할래요
저뿐만 아니라 그 모임에 온 사람들 모두 그녀를 좋아하고 있었나봐요
어찌된 영문인지 제 주변의 사람들도 모두 저와 비슷한 이유로 우울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네요
동변상련이라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 모르겠어요
사실 그분을 만나는 동안에도 그분의 마음이 제 마음 같지않다는 걸 모르지 않았어요
그때문에 자꾸 조바심이 나서 침착하고 어른스럽게 대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녀가 보낸 어떤 신호가 저와 사귀자는 말인줄 혼자 오해를 하기도 했고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지만, 이제는 다시 돌이킬 수가 없네요
오늘은 운동도 하지 않고 식사도 하지 않고 어떤 음악도 듣지 않을 거예요
내일은 머리를 자르고 옷도 좀 사러가려고요
명절이 지나면 이사갈 준비도 하고 내년초에 탑승할 뉴욕행 티켓도 알아봐야겠어요 여권도 갱신해야겠지요
어른인 척 하는 걸로는 견딜 수 없고 담담한 진짜 어른이 되어야 견딜 수 있는 시간이네요
나이가 들어서도 담담해지니 못하니, 참으로 못났네요
제가 너무 부끄러워요 못났어요 좀 더 어른스럽게 행동할 수 있었을텐데...
근데...
정말로 정말로 좋아했었어요......
그녀는 다시 만나게 된다면 좋은 친구로 지내고 싶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 메시지엔 그 어떤 답도 보낼 수가 없었어요
아무튼 너무너무 가을이 와버렸네요 오는 가을을 어찌할 수가 없어요
벌써 이만큼 왔는데 저만 모르고 있었나요?
우울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멋진 듀게회원님들은 다들 즐거운 저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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