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부터 힐링왕 김난도의 책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이 자식이 뭐라는겨...죽빵을 날려버릴라고마...'라고 생각한 저로서는, 이번 필화 - 인터뷰에서 사단이 났으니 인화인가요? - 를 보고 심증을 굳혔습니다. '이 자식이 어디서 약을 팔아부러야...?'
청춘담론의 가장 큰 맹점은 그 담론 자체가 '청춘'으로 지칭되는 20대 스스로에 의해서 형성되지 않았다는 거죠. 이건 어디까지나 한국을 거대한 정신요양원으로 만들고 있는 힐링열풍의 부산물입니다. 20대들은 이 프레임안에서 멘토들이 어루만져주고 쓰다듬어주는 대상이 될 지언정 주체가 될 수 없죠. 그딴 애무 때려치우라고...
사실 진짜 지적질을 하고 들고 일어나야 할 문제는 이 '청춘'들을 반강제적으로 불안정노동의 개미지옥으로 밀어넣고 있는 어떤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는 딱히 '청춘'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지요. 하지만 대체로 20대중후반의 친구들이 막 '사회생활'로 진입되는 세대이며, 동시에 네놈의 열정! 열정을 보자!와 같은 변태적인 착취에 최우선적으로 노출되는 세대이기도 해서 20대가 어떤 대표성을 띠는 것 뿐입니다.
이런 하부구조들에 대한 고찰없이 그저 '청춘과 긍정과 인내의 이름으로 힐링~'이라는 안수기도만 되풀이하는 위로가 실질적으로 유의미한 개선을 가져올리 만무하죠. 오히려 '애새X들이 힘들긴 뭐가 힘들다고! 우리 때는 풀뿌리 캐먹으면서 돈벌었다 안 카나! 배때지가 불러가지고!'와 같은 세대대립적인 반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면 다행이게요.
이 시대의 지성인, 교양의 전달자, 청춘들의 멘토, 돌아온 제다이(..응?!?)...뭐가 되었든 간에, 어른노릇을 그렇게 하고 싶으면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20대들이 '청춘'이라는 알량한 트로피 대신 제 스스로 이름을 지을 수 있게 장판을 깔아주는 일. 그리고 '진취적이되 전복적이지 않는 젊은이'라는 이상한 프레임에 갖히지 않게 바람구멍을 뚫어주는 일. 그리고 jo...t같은 걸 보고 j...ot같다고 소리칠 수 있게, 아니 자기가 앞장서서 소리친다던가 하는 일이죠. 아프니까 우쭈쭈쭈 같은 똥맛사탕말고 그냥 이 홍길동들에게 '호jot호jot'이나 허해주었으면 합니다.
사족 : 이건 뭐 저격 비슷한 건데요. 아래 어떤 글에서 제가 '김예슬선언'에 대해서 쓴 댓글에 어떤 분이 달아주신 대댓글은 '저게 다 운동권 경력쌓으려고 밑밥까는거여'라는 이야기 와 함께 제가 김예슬씨에 대해서 들어본 가장 저열한 평가중의 하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