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

 

 이틀 전에 있었던 일이에요 그날은 날씨가 참 좋았지요 그전날 집에 도착해 늦게까지 혼자 술을 마신덕분에

 그날은 느즈막히 일어나 집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세탁물을 맡기러 세탁소로 향했어요

 

 그런데 세탁소로 향하던 어느 골목에서 길냥이라고 하기엔 털도 너무 깔끔하고 예쁜 야옹이가

 야옹야옹거리면서 저를 계속 따라오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저는 속으로 '너도 남자 볼 줄 아는 여자로구나'라고 생각하며 그 아이를 쓰담쓰담듬해줬죠

 - 사실 여잔지 남잔지는 모름... 제가 냄새나서 쫓아온 건 아니겠죠...... 

 

 그런데 얘는 정말 길냥이라고 하기엔 너무 예쁘더군요 ㅠㅠ

 - 물론 길냥이들도 예쁜 애들이 많지만... 길냥이들아 미냐옹...... -_-

 

 사람 손 탄 흔적이 많아서 주위에 주인이 있나 둘러봤는데 주인이 보이는 것 같지도 않고

 그래서 세탁소에 맡기려던 옷을 든 채 한 손으로 한참을 그 아이를 쓰다듬어주며 놀았습니다

 

 예쁘더군요 ㅠㅠ

 

 그런데 이 아이가 또 몹시 좋았던 점이 저한테는 그렇게 다가와 살갑게 구는데

 주변에 다른 사람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엄청나게 경계를 한다는 점

 

 그러니까 자기 남자에게만 친절하고 다른 사람에게는 차가운 도시여자 느낌??? 응???

 

 조신한 척하는 어장관린지는 모르겠으나 ㅠㅠ 저는 이 아이의 매력에 풍덩 빠지고 말았죠

 

 그런데 아무래도 근처에 이 친구를 돌보는 주인이 있는 것 같아 저를 따라오는 이 아이를 성큼 안아서 저희 집에

 데리고 올 수는 없더군요

 

 그래서 일단 세탁물을 맡기고나서 이 친구와 조금 더 놀다가 그래도 주인이 나타나지 않으면

 내가 이 아이와 연을 맺어보자고 혼자... 생각을 했죠

 

 그래서 재빨리 세탁소로 뛰어가 세탁물을 맡기고 편의점에 들러

 제가 길냥이들에게 자주 주는 간식인 천하장사 소세지를 사서

 그 아이가 있던 곳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는 이미 그곳에 없더군요 아 저는 뭔가

 버림받음의 아이콘이 된 기분이었습니다 ㅠㅠ

 

 어쨌거나 원래 자기를 보호해주는 주인 곁으로 간 거라고 생각하고 다행이라 생각하는 한편

 뭔가 아쉽더군요 ㅎㅎ

 

 근데 실은 저도 당장은 야옹이를 입양하기엔 좀 무리긴 했습니다 조만간 이사도 계획하고 있고

 - 이건 뭔가... 여우의 신포도??? ㅠㅠ

 

 그래도 그 아이가 자꾸 생각나네요 또 마주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3.

 

 고양이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제가 이십대 때 좋아했던 어떤 씩씩한 여자아이 때문이었는데

 이 친구는 유기견과 고양이들을 보면 불쌍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매주말마다 경기도에 위치한 유기견과 유기묘 보호센터에 들러 자원봉사를 하는 친구였죠

 

 그런 그 아이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고양이를 좋아하게 되었고

 고양이에 관련된 시도 많이 쓰고 그랬는데 ( 말도 안되는 시 ㅋㅋㅋ )

 

 지금도 고양이들 보면 마냥 좋아요 가끔 동네 산책할 때는

 길냥이들 주려고 주머니에 천하장사 소세지도 잔뜩 넣어서 다니고

 

 가끔 길을 걷는 저를 알아보는 길냥이들이 있으면 기분이 좋아요

 - 저를 알아보는 건지 소세지를 알아보는 건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_-

 

 좋아하는 마음이 좋은 문장을 주지 않는다고 해도 좋죠

 

 그렇게 좋아요 아휴

 

 고양이들은 어쩜 그리 예쁠까요? 꼭 누구누구처럼

 

 4. 

 

 9와 숫자들의 '그것이 사랑이라면'

 

 언젠가 이 노래 때문에 알게된 여자아이와 연애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헤어질 때 건네준 편지내용은 아직도 또렷이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이 노래를 들으며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참 심각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왜 그렇게 살았나 싶습니다 왜 그렇게 살았나 싶지만

 

 다시 한번 그렇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저는 헤어진 사람들과는 '친구'로 연락을 하고 지내지 않아요

 그게 그 사람과 연애하면서 '연인'으로 지냈던 시간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얼마전에 그 친구와 어떤 일 때문에 잠시 통화를 했는데

 여전히 밝고 유쾌하고 제 이야기를 잘 들어주어서

 예전에 함께 보낸 크리스마스와 이 음악 이야기를 하며 유쾌하게 수다를 떨었죠

 

 그 친구가 사귀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도 좀 이야기를 듣고 ^^

 

 물론 그후로 다시 연락을 하고 지내자거나 그러지는 않았지만 한참 쓸쓸해하고 있던 시기에

 그 친구와 즐겁게 통화를 한 게 꽤 위로가 되었습니다

 

 고맙더군요

 

 그래서 어제는 일과 일 사이에 몇 시간 공백이 나는 틈에 오랜만에 길을 걸으며 이 노래를 다시 들었습니다 역시나 명곡

 

 이 음악을 들으며 마포 이곳저곳을 오가는데 정말 이제는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가을이더군요

 너무너무 가을

 

 이제는 그만 우울해하고

 온전히 쓸쓸해하며 이 가을을 즐기기로 결심했어요

 

 산소는 충분했지만 알 수 없는 호흡곤란 그것이 사랑이라고 해도 저는 할래요 ㅎㅎ

 

  5.

 

 요즘 저녁에 일을 하면서 종종 라디오를 틀어놓는데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듣고 나면 마땅히 들을 프로가 없어서

 최양락의 재밌는 라디오를 듣곤 하는데요

 

 얼마 전에 배칠수씨가 가카의 성대모사를 하면서

 한 남자를 부르는데

 '한 남자가 있어~ 토목을 사랑한~'

 이라고 개사한 노래를 불러서 빵 터졌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지금 생각해도 빵 터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저만 웃긴가요...

 

 6.

 

 연애를 한다는 건 참 좋은 일 같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다른 누군가가 절실히 알고 싶어지는 경우가 흔치 않으니까

 

 연애라는 건 인간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줘서

 나를 좀 더 좋은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물론 그 사람이 더 이상 알고 싶어지지 않을 때는 아주아주 사소한 문제가 좀

 발생하긴 하지만요 ㅎㅎ

 

 듀게에 계신 멋진 분들 연애 많이많이 하세요

 연애하고 계신 분들은 더더더 많이 사랑하고 표현하며 아껴주세요

 

 연애를 시작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기 마음을 과감없이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연애 많이많이 하세요 두번 하세요

 두번 하더라도 한번에는 한명씩...

 

 7.

 

 올해는 새로운 일을 좀 벌였는데

 그 일을 하면서 아주 많은 걸 얻었어요

 

 물론 경제적인 부분에서 여유로워진 것도 아주 큰 부분이지만

 - 물론 돈은 인생의 전부가 아닙니다 99퍼센트 정도지...

 

 그 일을 하면서 제가 만나게 되는 친구들에게

 큰 위로를 얻고

 

 제가 그 친구들에게 받은 위로를 돌려주기 위해

 좀 더 좋은 어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제 삶에 아주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요 특히나 아이들은요

 타인에게 다른 걸 요구하지 않습니다

 관심과 사랑을 요구할 뿐입니다

 

 인간은 쉽게 변하지 않지만

 관심과 사랑을 받으면 분명 변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엔 그걸 체득하고 있지요

 

 자, 아무튼 다시 금요일입니다 듀게에 계신 분들은 오늘 특별한 약속이 있으신가요?

 

 저는 어제 열심히 일했으니 오늘은 명동가서 옷도 좀 사고 커피도 마시고 하려고요

 밤 늦게 광희시장 가서 가죽쟈켓도 좀 보고 ㅎㅎ

 

 모두 즐겁고 설레는 가을밤 되시길 바랍니다

 

 저는 우울하지 않게 쓸쓸하게  홀로 이곳저곳을 걸으며 안 쓸쓸한 사람들 쳐다보며

 금요일 하루를 보내려고요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친다면 삼초간의 어색함을 뒤로 하고 밝은 미소로 인사하며 커피 한잔 해요 다들 즐금 되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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