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일전에 <Le Zirasi> 라는 무가지를 만들면서 취재를 좀 하다가

호기심이 생겨 인터넷을 뒤져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사례를 조사해 봤는데

책을 만들어 먹고사는 제 입장에서는 상당히 흥미로운 사례들이 많았습니다.

일반 독자들이 보기에는 별로 안 흥미로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혹시 관심이 있는 분이 계실 수도 있을 듯하여 전재해 봅니다.

 

"서점에서 책을 훔친 것도 아니고 내가 만든 책 내가 되사서 순위에 올리겠다는데 무슨 상관이냐"

...며 사재기를 주도하는 출판인들의 입장은, 15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듯합니다.

"베스트셀러가 왜 베스트셀러인지 모르겠다"는 독자들의 의아함에는 이런 사정들이 있었던 게지요.

그래서 제가 뭘 어쩌겠다는 건 아닙니다만.

그냥 이렇게 흘러가는 거겠지요(한숨).

 

 

 

1997년 12월 : 《도서신문》에 “출판계, 베스트셀러 조작” 고발 기사, 종합 베스트셀러 도서 상당수가 사재기로 판명

올해 출판계에서는 그동안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어온 모방 출판이 어느 해보다 극성을 부렸다. 지난 3월 프랑스 작가 크리스티앙 자크의 소설 『람세스』가 나와 베스트셀러가 되자 이제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자크의 다른 작품들이 잇따라 쏟아져 나왔고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의 성공은 이후 비슷한 제목이 붙은 책 수십 종을 탄생시켰다. 한때 대형 서점들의 베스트셀러 종합순위는 ‘~가지’라는 제목이 붙은 책들로만 채워졌던 적도 있을 정도다. 한편 이 같은 베스트셀러 순위도 사실은 일부 출판사의 사재기에 의해 조작된 것임이 최근 《도서신문》에 의해 밝혀져 독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일부 출판사는 베스트셀러를 만들어내기 위해 전문 아르바이트생을 고용, 하루에 30부, 60부씩 대형 서점에서 자사 책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 출판사 책은 다른 서점에서는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지 못하면서 사재기를 한 서점에서는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997년 12월 11일 연합뉴스

 

 

2001년 6월 :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사재기 혐의 출판사 적발, 언론 공개 조치

지난 7월말 도서출판 생각의 나무가 자사 책 사재기를 통해 베스트셀러를 조작한 것으로 적발, 한국출판인회의 회원사에서 제명된 이후에도 사재기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출판인회의는 지난 4일 2001년도 제3차 이사회를 개최, “해당 출판사가 사재기한 『상도』(여백), 『눈물꽃』(은행나무),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동문선), 『사슴벌레 여자』(이룸), 『칭기스칸』(새천년)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명단이 공개된 5개 출판사들은 지난 7월 31일 생각의 나무가 『열한 번째 사과나무』와 『아침인사』를 사재기한 혐의로 회원사에서 제명된 이후에도 시내 유명 서점에서 주기적으로 자사 책을 매입, 출판계를 교란시켜 왔다고 출판인회의 측은 설명했다. /2001년 9월 4일 연합뉴스

 

 

2005년 10~11월 : 한국출판인회의가 사재기 의혹 도서 5종 적발, 대형 서점에 베스트셀러 목록 삭제 요청

출판사가 자사 책을 집중 구매해 베스트셀러 순위를 올리는 ‘사재기’를 둘러싸고 단행본 출판사 단체인 한국출판인회의와 교보문고가 갈등을 빚고 있다. 갈등의 전말은 이렇다. 사재기를 통한 베스트셀러 조작 의혹이 증폭되자 한국출판인회의는 자체 조사를 벌여 사재기 혐의가 짙은 책 5종을 적발했다. 이어 출판인회의는 2005년 12월 27일 교보, 영풍, 서울, 리브로, 예스24, 알라딘, 인터파크 등 7개 대형 온ㆍ오프라인 서점 관계자들과 연석회의를 하고 혐의가 짙은 책을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년간 삭제할 것을 요청했다. 이후 7개 대형 서점은 『쏘주 한 잔 합시다』(큰나) 『세계명화비밀』(생각의나무) 『위트상식사전』(보누스) 『사랑한다 더 사랑한다』(밝은세상) 『오 메시아 NO』(아루이프로덕션) 5종의 책을 베스트셀러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교보문고가 1월 20일부터 이들 책을 다시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리자 출판인회의가 반발하고 나선 것. 한국출판인회의는 이와 관련해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교보의 이러한 태도가 사재기를 온존ㆍ유지시키는 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고질병인 사재기를 뿌리 뽑기 위해 문화관광부 산하 출판유통심의위원회에 사재기 전면조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반면 교보문고 남성호 홍보팀장은 “교보문고 자체 내에 구두 경고, 진열 철수, 거래 중지 등 사재기 대책 지침이 있는데 다른 기관에서 간섭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고 말하면서 “교보문고가 사재기를 동조 및 방조하고 있다는 주장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같은 갈등을 단순한 사재기 문제 이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대형 서점에 대한 출판사들의 집단행동이 흔치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공급원가 등을 놓고 서로 대립해 온 대형 서점과 출판사 간 갈등이 사재기를 계기로 표면으로 터져 나온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고 있다. /2006년 1월 14일 매일경제

 

 

2007년 1월 : 인력 아웃소싱업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한 사재기 적발, 해당 서점에 베스트셀러 목록 삭제 요청

한국출판인회의는 최근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책을 사재기하는 현장을 적발하고 해당 책을 자체 집계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제외했다. 출판인회의는 “지난 1월 31일 낮 교보문고 광화문 본점에서 모 인력파견업체에서 고용한 아르바이트생이 마젤란 출판사의 『밀리언달러 티켓』을 사재기하는 현장을 적발했다”고 8일 밝혔다. 유재건 출판인회의 유통대책위원장은 “인력파견업체가 온라인 사이트를 이용해 ‘도서 구매’라는 명분으로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한 다음, 이들을 서점에 내보내 사재기를 대행시켰다”며 “현장에서 적발된 아르바이트생을 면담하고 인력파견업체에 직접 확인한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한편 마젤란출판사측은 “뭐라고 답변을 할 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 연락이 안 된다”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2007년 2월 8일 매일경제

 

 

2009년 2~4월 : 출판문화산업진흥법이 시행된 이래 처음으로 문화체육관광부가 사재기 행위가 확인된 출판사 밝은세상과 위즈앤비즈에 대해 300만원과 150만원의 과태료 부과

주요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 있는 프랑스 작가 기욤 뮈소의 소설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가 사재기 행위로 적발됐다. 문화관광부 산하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신고센터)는 밝은세상 출판사가 지난해 10월 이 책을 낸 뒤 사재기 행위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19일 밝혔다. 김형성 신고센터 운영위원장은 “사재기 행위 의심이 가는 책들 가운데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의 출판사에서 베스트셀러 순위를 조작하려고 회사의 단체 구매를 빙자해 사재기를 한 혐의가 밝혀졌으며, 출판사 쪽도 이를 시인했다”고 말했다. 밝은세상 출판사는 지난 2005년 말 한국출판인회의에서 실시한 사재기 조사에서도 지목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신고센터는 각 서점의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사랑을 찾아 돌아오다』을 제외하고 출판사에 과태료 300만원을 물릴 예정이다. /2009년 2월 19일 한겨레

도서정가제 위반과 사재기 행위를 감시하는 출판계 단체인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 운영위원회’는 위즈앤비즈 출판사가 책 『뿌리 깊은 희망』을 사재기한 혐의를 적발했다고 7일 밝혔다. 운영위에 따르면 『뿌리 깊은 희망』은 인터넷서점 한 곳에서 9개의 ID로 1천740여부 주문됐으며, 또 다른 인터넷 서점에서는 판매된 2천200여 부 중 2천여 부가 한 사람의 ID로 구매돼 여러 곳으로 배송됐다. 운영위는 또 해당 출판사의 주소로도 20~30부씩 여러 차례 배송이 이뤄진 사실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운영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뿌리 깊은 희망』이 3월 넷째 주 특정 인터넷 서점 2곳에서 베스트셀러 종합 2위와 3위에 갑자기 올랐으며 익명의 제보자로부터도 사재기로 의심된다는 신고가 있었다”고 밝히고 “신고센터 자체분석에서도 사재기 의심 도서로 판명돼 서점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분명한 인터넷 사재기 행위 및 베스트셀러 순위 왜곡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2009년 4월 7일 연합뉴스

 

 

2011년 9월 : 『바보 빅터』, 사재기 혐의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 운영위원회는 한경BP 출판사가 자사가 낸 책 『바보 빅터』에 대해 사재기한 혐의를 적발했다고 6일 밝혔다. 운영위원회는 “베스트셀러 모니터 과정에서 『바보 빅터』에 대한 반복 구매 등 인터넷 사재기 행위와 베스트셀러 순위 왜곡의 혐의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운영위원회는 출판사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에 법적 조치를 의뢰하는 한편 각 서점에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즉시 제외시킬 것을 요청했다. 『바보 빅터』는 베스트셀러 『마시멜로 이야기』의 저자인 호아킴 데 포사다와 레이먼드 조가 쓴 에세이로, 지난 2월 출간 이후 줄곧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상위권을 지켰다. /2011년 9월 6일 연합뉴스

 

 

2011년 10월 : 정몽준 의원 자서전 사재기 적발

현대중공업그룹과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임직원을 동원해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의 자서전을 사재기하고 있는 것으로 2일 드러났다. 정 의원은 현재 현대중공업의 대주주이며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이사장이다. 《한겨레》가 그룹 계열사와 재단 관계자 등을 취재한 결과, 9월 초 출간된 정 의원의 자서전 『나의 도전 나의 열정』(김영사)의 판매 실적을 올리기 위해 그룹과 재단 쪽이 임직원에게 문화상품권을 대량으로 나눠줘 책을 사오게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한 관계자는 “회사에서 수천 명의 직원에게 회삿돈으로 산 문화상품권을 주고 정 의원 책을 교보문고에 가서 사오라고 지시했다. (사재기 의심을 받지 않도록) 책을 나눠 사도록 요령을 알려주고, 산 책을 도로 영수증과 함께 회사에 반납하게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난 17일 영등포 교보문고에서 열린 정 의원의 저자 사인회에도 현대중공업그룹사 직원들이 동원됐다”고 덧붙였다. 서점에서 책을 사재기하는 현장도 포착됐다. 2일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는 한 남성이 한번에 정 의원의 책 10권을 사갔다. 이 남성은 아내를 시켜 5권을 문화상품권으로 계산한 뒤, 다시 반대편 계산대에서 5권을 문화상품권으로 샀다. 그는 한 사람이 책을 한꺼번에 여러 권 사면 베스트셀러 집계에 한 권만 반영된다는 출판, 서점계 협약을 피하기 위해 영수증을 한 권당 한 장씩 따로 받아 갔다. 《한겨레》 기자가 뒤따라가 신분을 묻자, 그는 서울아산병원(아산재단 산하) 직원이라고 밝혔다. 그는 “(회사에서 책을 사오라 시켰는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겠다”면서도 “다른 분들한테도 물어봤나? 이제 사러 오는 사람 별로 없을 텐데”라고 말했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한 계산원은 “정 의원의 책만 유독 문화상품권으로 사가는 고객이 많다. 한 번에 열댓 권씩 사가는 경우도 꽤 된다”고 말했다. 실제 사재기가 효과를 발휘했는지, 정 의원의 책은 9월 첫 주에 출간되자마자 교보문고에서 판매량 3위를 기록했고, 넷째 주엔 2위로 올라섰다. 반면 사재기를 하지 않은 온라인서점에서 정 의원 책의 판매순위는 저조했다. 최대 인터넷서점인 예스24에서 이 책은 9월 둘째 주 171위, 셋째 주 50위, 넷째 주 64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2011년 10월 2일 한겨레

 

 

2012년 10월 : 소설가 겸 수필가 남인숙씨의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 과태료 부과

사재기 의혹에 휩싸였던 소설가 겸 수필가 남인숙(38)씨의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가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받았다. 11일 출판물불법유통신고센터 운영위원회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는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의 사재기 행위에 대해 출판사 '자음과 모음'에 과태료 300만원을 매겼다. 간행물의 판매량을 올릴 목적으로 이 간행물을 부당하게 구입하게 하는 행위를 금하는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제23조 제1항1호, 제28조 제1항6호에 근거했다. 앞서 센터는 지난 3월 베스트셀러 모니터링 과정에서 다수 회원의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 대량·반복구매 등 인터넷 사재기 행위를 발견, 문화부에 법적 조치를 의뢰하는 신고를 한 바 있다. /2012년 10월 11일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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