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12 12:01
며칠전에 광주 비엔날레- 라운드테이블을 다녀왔어요.
저는 몇년전 부산에서와 지금 광주에서 밖에는 비엔날레를 본 경험이 없지만 볼 때마다 좋은것 같아요.
시내의 비엔날레 전시관과 시립 미술관 외에도 대인시장이나 광주 극장, 무각사에서도 전시를 하는데
무각사 분위기가 좋았어요. 추천해요.
꽃가루 작업을 해왔던 볼프강 라이프가 쌀과 꽃가루로 작업한 망망대해가 인상적이에요.
친구가 넓게 펼쳐진 작품 앞에 주저앉아서 그 아이 특유의 넋빠진 모습으로 하염없이 작품을 바라보는데
갑자기 그걸 보니까 엄청 서글퍼졌어요. 삶에서 좀처럼 해소되거나 정화되지 않는 아픔같은게 막 흘러나오는 느낌이랄까요.
작가가 기획한건 원래 설치의 10배 가량 규모라던데, 조금 아쉬웠어요.
무각사 아래에 카페겸 서점이 있어서 야베 나오미의 도시락의 시간을 사서 오는 버스에서 읽었는데
뭔가 일본 드라마같은 느낌이에요. ㅎ 보신 분 있으신가요?
도시락 취재기 같은건데 여러 사람들의 도시락 사진을 찍고 도시락에 관한 인터뷰를 2페이지 정도 실었어요.
많은 에피소드 중에서도 직업란에 '할머니'라고 적혀진 (그러니까 정말 직업이 할머니인) 할머니의 이야기에 좀 찡했어요.
그 할머니는 우리 주변의 많은 나이든 사람들처럼 물건을 좀처럼 버리거나 바꾸지 못하는데
벽에 걸린 달력은 1993년거래요. 그런데 아무렇지 않은 듯 그게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해라고 덧붙이는데 완전 찌잉
이런걸 보면 제가 좀 손쉬운 인간인것 같기도 하고요 ㅎ
그냥 일기처럼 ... 혹시라도 저와 비슷한 무언가를 가진 분들께 쓸모가 있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