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생각없이 '치사X뽕'이란 만화를 봤거든요.


이 만화는 그리 어릴적도 아니고 온갖 하드고어한 것들로 단련되어서 어지간한 수준으로는 흔들리지 않던 제가 딱 한 번 읽고 다시 펴보지 못한 작품입니다.


남성대상의 성인만화면서 작가가 여자라는 좀 특이한 경우인데 남자가 그리는 여자랑 여자가 그리는 여자가 얼마나 다른지를 제대로 알려줬었지요.

성인만화 답게 아청법에 걸릴 법한 에로신이 좀 있는 거 말고는 그냥 드라마인데 이전에 접했던 그 어떤 작품보다도 공포였습니다.


작가가 사망하는 바람에 되새길 일이 있었는데 금방 잊어먹다니 나이를 먹긴 먹었어요.

그나마 얼른 기억해내고 버티지 못하는 3권까지를 뛰어 넘었지만 그 뒤로 이어지는 내용도 참 무섭네요.

삐딱선을 타는 감정의 음습함이랄지 그런게 참 오싹했다는. 이러다가 훈훈한 결말로 끝났다는 게 어떻게 보면 신기할 정도.


아니, 그냥 전반적으로 평범한 연애물이긴한데 역시 여성작가의 필력은 참 독하단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보니 쿠스노키 케이의 비터버진도 쉬운 내용은 아닌데 이 작가는 묘하게 밋밋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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