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살면서 11월부터 3월까지 내복을 입고 다닐 정도로 추위를 많이 타고, 

10월부터 4월까진 집안에서 깨있을 때도 수면양말을 신고 있을 정도로 손발이 찬 체질이지만 그래도 겨울이 좋습니다.

 

겨울에 추우면 옷을 겹겹이 껴입고 장갑 끼고 어그 신고 털모자 둘러쓰면 견딜만 하지만 여름에 덥다고 홀딱 벗어봤자 어디 시원한가요.

옷도 겨울옷이 훨씬 취향이라 여름엔 입을 옷도 없는데 옷 사기도 싫어서 빌빌대는 처지인 주제에 겨울엔 매년 사고 싶은 옷이 넘쳐나서 문제예요.

여름엔 땀 흘리면서 따뜻한 음식 먹을 성격이 못 되지만 겨울엔 따뜻한 실내에서 차가운 음식(아이스크림!)도 먹을 수 있고

추운 바깥에선 따뜻한 음식(생크림 잔뜩 올린 핫초코! 붕어빵!)도 먹을 수 있으니 입이 즐거운 계절이기도 합니다.

 

이상하게 추위는 많이 타면서 뜨끈뜨끈하면 잠을 못 자는 체질이라 전기장판 없이 약하게 보일러만 튼 상태에서

차가운 이불 속에 들어가 제 체온으로 잠자리를 따뜻하게 만드는 것도 좋아요.

(이 얘기에 강원도에서 군복무를 한 전남친은 "니가 아무리 누워 있어도 이불이 따뜻해지지 않는 걸 못 겪어봐서 그래-_-"랬지만요)

 

물론 제일 좋아하는 계절은 짜증나는 여름은 넘겼고 다가올 겨울은 싫지 않은 가을이지만

1년 내낸 거의 겨울인 나라 VS 1년 내낸 거의 여름인 나라를 고르라면 전자를 고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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