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26 13:22
http://djuna.cine21.com/xe/board/4958816
에 대한 답글.
영상자료원 기관지 <영화천국> 지난호 특집이 '이두용 감독'이었고, 거기에 언급된 BEST8은 아래와 같습니다.
돌아온 외다리(1974)
1974년 태권 액션영화의 시작인 <용호대련>을 시작으로 이후 1970년대태권영화라는 독보적인 장르를 개척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액션감독으로서이두용 감독의 연출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대표작 중 한 편. 약혼녀를 잃은 후 숨어 지내던 주인공이 복수를 위해 악당들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는데, 스크린을 통해서도 바람의 속도가 느껴졌다던 한용철, ‘차리 셸’의 전설의 연속발차기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주인공이 다리 한가운데서 홀로 수많은 적에 맞서발차기를 날리는 장면을 비롯한 호쾌한 액션의 쾌감은 단연 압권이다.
초분(1977)
전통을 예술적 실험으로 고양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오태석의 희곡을 영화화.외딴섬을 무대로 초분의 전통을 고수하며 사는 주민들의 폐쇄성이 집단적 폭력성으로 외화된다. 전통이라는 미명의폭력성이 근대화와 개발이라는 더 큰 폭력에 의해 사라진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액션영화 감독으로 알려졌던 이두용 영화 세계의 전환점이 된 작품. 16회 대종상 남우주연상(윤일봉) 수상작 이며, 칸 영화제에 출품되기도 했다.
피막(1980)
억울하게 죽은 피막지기 삼돌의 복수를위해 무당으로 가장한 그의 딸 옥화가강진사 댁에 들어온다. 사람이 죽기 전그를 잠시 안치해 원한이 마을에 서리는 것을 막고자 마을 외곽에 세웠다는 피막에는 마을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지오래. 그와 함께 강진사 집안과 피막에얽힌 비밀 역시 20년 가까이 묻혀 있다.토속신앙을 소재로, 로컬한 풍경과 정취가 물씬 느껴진다. 긴박감 넘치는 마지막 시퀀스에서는 이두용 감독 특유의 액션 연출 감각이 돋보인다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1983)
조선시대 여성의 참혹한 삶을 비판적 시각으로 다룬 영화의 계보는 신상옥의<열녀문>(1962)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이 영화 속 길례(원미경 분)만큼 굴절 많은 캐릭터는 드물 듯하다. 이두용 감독특유의 플래시백을 활용한 영화시간의직조술과 복잡한 서사임에도 긴장감을유지하는 연출력이 돋보이는 걸작. 영화 후반부의 반전이 비극을 더한다. 1983년대종상에서 작품 및 감독상 등 6개 부문수상.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 초청되었다.
장남(1984)
근대화로 사라져간 것들은 수몰된 고향만이 아니다. ‘장남’의 고달픔보다 ‘노부 부’의 이야기에 좀 더 무게감이 실린 이영화는 근대화된 풍경 속에 고향도 잃어버리고 전통적인 가족의 가치와 미덕마저 온전히 보전키 어려운 현대의 삶을 씁쓸하게 그려간다. 영화의 마지막, 어머니의 상여가 내려오는 아파트 신에 이은 라스트 장면이 압권.
뽕(1985)
나도향의 동명소설을 각색한 문예영화. 안협집은 3, 4개월에 한 번꼴로 집에 들어오는 노름꾼 남편 삼보 때문에 이웃에서 날품팔이를 하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한다. 안협집의 반반한 외모 탓에동네 남정네들은 하나같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일제 헌병에게 굽실대는이웃집 머슴 삼돌까지 안협집에게 치근거린다. 영화는 마을 남자들에게 몸을 수탈당하는 한 여성의 인생을 통해 외 세에 의해 굴곡지고 한 많은 한국사를 이야기한다.
돌아이(1985)
밤무대를 누비는 여성5인조 그룹 ‘드릴러’의 매니저인 석은, 전직 경찰관의 아들로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한다. 각자 강한 개성을 지닌 ‘드릴러’ 멤버들은 추구 하는 삶이 다르기에 단합이 쉽지 않다.온갖 소동 속에 그룹이 해체 위기에 처하지만 석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극복하게된다. 이두용 감독의 화려한 액션 연출과대역 없이 직접 고난도 액션을 불사하는 당대 최고의 가수 겸 청춘스타 전영록의특별한 만남은 이후 3편의 시리즈로 이어질 정도로 성공을 거두었다.
내시(1986)
신상옥 감독의 <내시>(1968)를 리메이크했으나 이두용 감독은 에로티시즘의 문제, 특히 에로티시즘과 권력의 문제, ‘구중궁궐’ 형벌의 서사 등을 눈요기 이상의 것으로 담아내며 독특한 궁중사극의 화법을 보여준다. ‘내시’를 중심축으로 각기 다른 욕망의 좌표 속에 권력과 욕망, 금기의 세계가 먹이사슬처럼뒤엉킨 ‘카오스’의 세계, 그 축소판이 뚝심 있게 펼쳐진다. 질서와 권력으로부터 찰나의 모반을 꿈꾸는 괴이하고 불온한 영화이다.
http://www.koreafilm.or.kr/cinema/program_view.asp?g_seq=97&p_seq=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