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0.28 06:12
지인을 갑자기 보낸 뒤, 벌써 일주일이 넘었건만 충격에서 그닥 잘 헤어나오고 있지 못합니다.
너무 많은 게 두려워지더군요.
사람이 그렇게 갑자기 없어질 수도 있구나.
내 사랑하는 사람을 그렇게 잃을 수도, 내가 떠날 수도 있구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작년 친척분들이 돌아가시는 것을 보고도 많이 놀라고 충격을 받았지만
이건 정말...
갑자기 죽음이란 게 코 앞에 들이닥쳐진 느낌이랄까요. 그렇게 외롭게 떠난 그 사람이 안타까워서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그 분은 그래도 지인이었습니다. 그러니까 제가 정말로 사랑하는 가족들을 잃게 된다면, 상상만 해도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이 벌써 일주일 넘게 머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본디 저는 종교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종교와 영혼의 존재에 많은 회의감을 품고 있었던 편이고. 그게 이제 두려움으로 돌아옵니다.
다시는 그 사람과 영영 만날 수 없다는 생각에 종잇장처럼 가벼운 신앙은 팔랑거리고. 두렵고 허무하고 겁이 나서. 울었다 기운차렸다
다시 울었다. 누가 봐도 정신 나간 사람처럼 그렇게 있네요.
나름 멘탈 보호를 위해 책도 보고 게임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일상생활은 딱히 잘 지내고 있는데, 갑자기 일이 한가해지고 허전해지는
순간 겁이 더럭 나요. 견딜 수 없어서 손이 떨립니다. 내가 과연 살아있는 게 맞는 건가. 지금 이 순간 두려운 소식이 전해지면 어쩌나.
전혀 하잘 것 없는 걱정을 사서 하고, 오히려 일상의 즐거움을 놓치고 있는게 명명백백한데. 생각이 쉬이 돌아오질 않습니다.
이게 좀더 심해지면 공황장애라는 건가 싶기도 하고요.
언제나 취미처럼, 숨쉬는 것 처럼 글을 써왔던 제가 일주일 넘게 한 줄 조차 안 쓰고 있네요. 뭐, 지금 이 글은 쓰고 있지만.
더 심해지면 제 가족에게 걱정을 끼치게 될까 정말 걱정입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어떻게 하면 될지...
2012.10.28 07:34
2012.10.28 08:13
2012.10.28 08:56
2012.10.28 09:18
2012.10.28 10:43
2012.10.31 18:52
2012.10.28 10:53
2012.10.31 18:52
2012.10.28 11:32
2012.10.31 18:53
2012.10.28 12:44
2012.10.28 16:46
2012.10.31 18:57
2012.10.29 15:58
2012.10.31 18:35
종교가 있어서 내세나 영혼을 믿는다면 그래 할아버지 좋은곳 으로 가셨어 라고 생각하면 될텐데 저는 종교도 없고 영혼이나 내세를 전혀 믿지 않거든요.그래서 여러 책들을 전전하다가 한 스님의 책에서 죽음을 촛불에 비유한 부분이 나오더라구요. 촛불이 타버렸다고 끝이 아니라 빛과 열이라는 형태도 변했듯이 그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고 완전한 끝은 아니고 다른식으로 이어져 있는 거라고... 그게 유전적인 유산이든 기억이든 추억이든 그가 남긴 책이나 글이든 어떤 영향력이든 그런것들이 퍼지고 퍼져서 이어지는 것들이 있다고... 사라져 버리는 육체 또한 다른 생명을 탄생시키는데 기여할거라고... 그렇게 죽음=끝이라는 관념을 덜어내니까 슬픔도 조금은 덜어지더라구요.
그리고 앞으로도 이별같은 비극적인 일들이 내 인생의 많은 부분을 차지 할텐데 평범한 지금의 일상은 정말 희소하고 특별한거라고 아무렇게나 보내지 말자고...그런 자기개발서의 결론 같은 생각도 들고 그렇더라구요.
근데 너무 힘드시면 병원이라도 가시는게 어떨까요
그리고 밑에 글을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 나오는 내용이에요
저번 날 멋진 이야기를 들었네.
넓고 넓은 바다에서 넘실대는 작은 파도에 대한 이야기야.
파도는 바람을 맞고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
그러다가 자기 앞에 있는 다른 파도들이 해변에 닿아 부서지는 것을 보았어.
"맙소사, 이렇게 끔찍할 데가 있나. 내가 무슨 일을 당할지. 저것 좀 봐!"
파도는 말했지.
그때 다른 파도가 뒤에서 왔어.
그는 이 작은 파도의 우울한 기분을 알아차리고 물었어.
"왜 그렇게 슬픈 표정을 짓고 있어?"
아까 그 작은 파도가 대답하지.
"넌 모를 거야! 우린 모두 부서진다구! 우리 파도는 부서져 다 없어져버린단 말이야! 정말 끔찍하지 않니?"
그러자 다른 파도가 말하지.
"아냐, 넌 잘 모르는구나. 우리는 그냥 파도가 아냐, 우리는 바다의 일부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