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다섯이 되도록 취직을 아직 못한 손녀와 손자에게 외할머니가 오늘 용돈을 주셨어요. 

 

너무 죄송하고 도저히 받고 싶지 않아서 못받겠다고 여러 차례 말씀드렸지만 끝끝내 받으라고 하시네요. 그 돈으로 과일이라도 사 드시라도 극구 거절해도 외할머니께서는 손자손녀가 그 돈으로 놀러다니는 걸  더 바라세요.

도저히 다시 물릴 기세가 아니셔서 결국은 받게 되었습니다... 

어머니는 '할머니 오래 못사시고 너희에게 뭐라도 해주고 싶어하시니 받아 둬라, 대신 가치있게 써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제 남동생은 거절은 커녕 그냥 넙죽 받더군요...걔는 제가 거절하는 걸 이해못해요. 결국은 받을 거면서 왜 거절을 하냐고 하는데 기가 막혔어요.)

 

이젠 제가 뭔가 해드려야 하는데 전 아직까지도 대학 마지막 학기를 다니고 있는 중이고 취직 전망은 흐릿하고....ㅜㅜ

평소에는 별 생각없이 살다가도 이런 일이 한번씩 생기면 제가 너무 못나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저희 외할머니가 올해 들어 많이 편찮아지셨고 정말 이젠 오래 못 사실 것 같아요. 그냥 보기에도 그래 보이세요.

원래는 제천에 사시는데 매 달마다 대학병원에서 검진 받으시러 청주로 내려오십니다. 그때마다 사실 무심했었는데 오늘은 참 죄스럽네요.

 

내년에는 꼭 취직을 해서 더 늦기 전에 흡족하게 해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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