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소설에 관한 뻘잡담 (스포 있음)

2012.11.25 21:44

apogee 조회 수:2110

0. 처음에 극장에서 예고편을 봤을 때는 심드렁한 영화 중 하나였는데 듀게에서 엄청 무섭다는 이야기를 듣고나니 흥미가 생겨서 부랴부랴 보고 왔습니다.

 

1. 무섭긴 무섭네요. 특히 음향이 적절해서 더 무서웠습니다.

 

2. 유혈이 낭자하는 영화-악마를 보았다나 황해 같은-도 곧잘 보는데 이 영화는 좀 보고 있기가 무서웠어요.

귀신이 나와서가 아니라 살인방식이 다들 너무 잔인하고 반복적으로 나와서 괴로웠죠.

 

3. 이 영화의 중요한 결론 중 하나는 '배우자의 직업은 중요하다'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일터와 생활공간은 엄격하게 분리 되어야 한다가 될 수도 있고요.

에단호크가 부인이랑 싸울 때, 애슐리가 죽은 애가 불쌍해서 그림 그려주는 게 뭐가 문제냐고 항변할 때 뭐 이자식아! 닥쳐!! 라고 속으로 외쳤죠. -_-

 

4. 또 다른 결론 중 하나는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싼 집은 의심해 보아야 한다는 거에요. 와이프는 이상하다는 생각을 전혀 못했을까요?

예전에 엄마랑 집을 보러 다닐 때 부동산에서 소개시켜 준 집에 같이 갔었어요. 남향이라 해도 잘 들고 학교랑도 가깝고 방도 널찍해서 괜찮아 보였었죠.

이미 이사 나가고 텅 빈 집이라서 이사도 원할 때 올 수 있는 이점이 있었고요. 전세는 아니었던 것 같고 월세도 뭐 그럭저럭 수긍할만한 정도였던 걸로 기억해요.

방을 천천히 둘러보다가 천장에 눈이 갔는데 뭔가 좀 이상했어요. 그리고 발견한 부적 8개....................

부적이 천장의 네 귀퉁이는 물론이고 그 사이사이에 붙어있었어요. 파리끈끈이 같은 건가 아주 잠깐 의심했지만 선명한 붉은 글씨...........................

당장 엄마한테 이 것 좀 보시라고 했더니 엄마도 이게 뭐냐며... -0-

부동산 중개인은 그냥 전에 살던 사람이 안 떼고 갔나보다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 했지만 이미 엄마와 저의 마음은 짜게 식은 상태였죠.

한참 뒤에 그 집 부근에 가 본 적이 있는데 점집이 되어 있더군요.

이건 전혀 인과관계 없는 일이고, 부적도 미신을 좀 과하게 믿는 사람이 붙인 별 일 아닌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그 당시에는 꽤 충격을 받았었어요.

 

5. 근데 결론은 저도 마음에 안 들었어요. 너무 김이 빠졌어요.

초자연적 현상으로 단순하게 끝내서가 아니라 에단호크가 너무 아무 것도 캐내지 못한 상태여서 실망했어요.

이미 극 중반 즈음에 살인사건 한 건이 전 피해자 집에서 일어났었다는 걸 알아차렸잖아요? 거기서 좀 더 추리를 할 줄 알았는데 그냥 마지막에 아무개 보안관이 말해줘서 끝.

게다가 조나스 교수한테 없애버리면 끝이냐고 물어보는 건 너무 순진했다고요. 그런 게 없앤다고 없어질 줄 알았다니.

하긴 전문 장르는 범죄/스릴러 팩션이지 초자연적인 건 아니니까요......

 

6. 전 맥거핀이라는 게 정확히 어떤 건지 아직 잘 모르겠는데요;;

이 아무개 보안관이 뭔가 있는 줄 알았어요. 자꾸 방문하는 것도 그렇고 보안관의 촐싹대는 행동도 별로고 눈빛이나 표정이 좀 사이코틱해 보였거든요.

근데 아무것도 아니어서 좀 실망........... 혹시 이 역할을 맥거핀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아니라면 제가 그냥 장르영화 보는 안목이 아직 미흡해서겠죠. ㅋㅋ

 

7. 솔직히 귀신인 아이들보다 아들이 야경증 증세 보일 때가 더 무섭지 않으셨습니까? 전 정말 처음 박스에서 나올 때 비명을 지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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