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야기로 게시판이 너무 뜨거운 거 같아서..그냥 한가한 소리 좀 할까 합니다..등록하다 날라가면 어쩔 수 없죠 머 ㅎㅎ

 

1.  수영 배운지 이제 1년 하고 5개월입니다. 강습수영 9개월,자유수영 6개월 정도입니다. 이제 겨우 자유형 1km정도를 시도하는 수준에 바다 수영을 별로 두려워 하지 않게 된 정도입니다.. 수 많은 수영에 관한 디테일을 배우고 꾸준히 연습을 하고 있지만 결국 그 귀결점은 하나더군요..몸에서 힘을 빼고,자유로운 몸의 리듬을 찾으라는 것.그리고  물과 싸우려 하지  마라..그러다 보면 언제부터인가 물이 친구가 된다..그러기 위해선 계속 하는 수 밖에 없다는 것.

 

     수영을 하면서 늘 그런 생각을 합니다..수영이란 게 결국 세상살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70% 물인 나와 100%물이 어떻게 하면 서로 다르면서도 조화롭게 만날 수 있을까.

 

2.  몇년 전 화엄사 간화선 수련회 중 한담시간에 지도하시던 선원장 스님께서 자신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이야기 한 게 있습니다..참고로 그 분은 동자승 출신이라 세속 생활 경험이 전혀 없으신 50대이십니다.

 

    20대 초반 어느 때 동안거 마치고  처음으로 세속으로 나가는 걸 허락 받은 스님은 일단 가까운 큰 도시로 갑니다..근데 멀 모르시니깐 터미널 근처 허름한 여인숙에서 1박을 합니다. 당연히 그날 밤 별별 소리(남녀상열지사)에 잠을 전혀 못 이룹니다. 근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들고 있던 화두가 완전히 깨져 버린 겁니다.

 

   사색이 다 된 스님은 그 길로 다시 절로 돌아 왔습니다. 큰 스님께 그 전말을 말씀드리니깐 노장 스님 왈 " 씨게 해". 더 씨게 합니다. 1주일을 용맹정진했지만 화두가 여전히 안들리는 겁니다. 다시 노장스님 왈 "더 씨게 해".  더더 씨게 합니다. 그래도 안됩니다. 도반에게 고민을 털어 놓습니다."화두는 커녕 그 신음 소리만 더욱 더 생각나". 도반스님께서 물끄러미 쳐다 보시다 그래도 노장 스님께 한번 더 가보라고 합니다. 다시 갑니다, 노장 스님 벽력같은 소리로 "야 이눔아 그라면 더더더 씨게 해야지". 그래서 더더더 씨게 합니다. 그래도 안됩니다. 이제 스님은 정말  큰일 났습니다..

 

   고민에 빠진 스님께 도반 스님이 이렇게 말합니다.."죽겠냐?" "어 정말 죽겠어" "그람 니 내말 한번 따라볼래?" "죽을 지경인데 먼 짓을 못하겠노?"

 

   새벽에 두 스님은 산으로 들어갑니다..아직 겨울이라 꽝꽝 언 폭포 구덩이에 있는 얼음을 깹니다.. "니 여기 들어가서 아직도 그 소리가 들리면 나오지 마라". 들어갑니다..어느 순간  스님은 온몸에서 무언가 부서지는 소리를 듣습니다..추위에 초죽음이 된 스님을 도반스님이 건져서 하루밤을 끙끙 앓습니다.   깨어나니 드디어 그 소리가 사라지고 다시 화두를 들게 됩니다..

 

    나중에 그 도반 스님은 스님께 이렇게 말씀하셨다 합니다.  "야 나는 니가 그래도 안되면 진짜 거기 한 번 가보아라고 할 참이었다..그래서 몰래 돈까지 준비했어"라고요

 

    그 스승에 그 도반이지요..전 그 이야기가 이상하게 아름다우면서도 눈물겨웠습니다.

 

3.  이번 주말에는 저번 하계 템플스테이에서 인연을 맸었던 어느 젊은 스님도 다시 뵙고 최근에 사귄 호주친구에게 한국의 불교 수행도 직접 체험해 보게 해 줄 요량으로 다시 주말 해인사 템플스테이를 다녀 왔습니다..아직도 난문처럼 느껴지지만 큰 힘이 되었던 몇 말씀을 생각합니다.

    

     한것만큼 한것이고 안한 것만큼 안한 겁니다.

 

     수행은 디지털식이 아닙니다..아날로그입니다..대개 서구인들이 이걸 잘 모르던데 요즘은 우리 나라사람들도 마찬가지인거 같아요

 

     머리도 가슴도 다 아닙니다..그런 거 다 중생심이에요

 

     절에 와서 느꼈던 그 깨끗하고 따뜻한 기운을 늘 기억하고 현실생활에서 퍼지게 하세요..그게 어떤 다른 수행보다 중요합니다.

 

     지난 하계 템플 스테이 때 이 스님이 제일 인기가 많았는데 특히 현빈처럼 생긴 용모에 무언가 딴 스님들과는 다른 청정한 분위기 때문인지 여자분들께서 대단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그래서인지 그런 개인 질문이 있었어요. "스님 안 외로우세요?" 스님 왈 "수행자는 외로움이 친구입니다. 그래서 전 안 외롭습니다"  또 다른 짖궂은 질문 "목숨까지 바칠 수 있는 여자 분이 생기시면 어떡하실 거에요? " 스님 왈 "목숨까지 바칠 수 있다면 당연히  따라 가야지요 하지만 제 목숨은 두개가 아니라서요 "

    

     다시 동안거 시작이 이번 주라 은근히 걱정이 되서 물었습니다 "고생 좀 하시겠네요" "아네요 늘 하던 건데요..오히려 좋습니다"

 

     절을 나오면서 그냥 스님이 다시 보고 싶었습니다..

 

4. 너무 열내지 맙시다^^ 기타 바낭은 다 지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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