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를 짓는다면

2012.11.29 09:36

!(◎_◎;) 조회 수:1965

평소.

'호를 짓는다'는 걸 상당히 동경해 왔습니다.

이름이야 부모가 지어주는 거라지만 호는 자신이 지을 수 있지 않습니까?

특히나 이름과 호를 비슷하게 사용했던 저어 옛날, 아니 오히려 이름은 귀중한 거라 호를 더 친근하게 썼던 옛날을 그리워하며 만약 자신이 호를 짓는다면 뭘로 지을까 고민하곤 했죠.

딱히 다른 위인들은 호를 지을 때 그리 고민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신사임당 전'을 읽을 때 신인선이 태임을 받아 사임이라 짓고 싶다며 당당히 밝히는 부분에서 오오 좋아 나도 호가 거의 쓰이지 않는 현대지만 당당히 호를 짓겠어 나의 아스카를 만든 안노를 본받아 깐노...가 아니라;; 사실 전 정약용 선생을 존경하는데 왜 정약용의 호는 저리도 멋지디 멋진 '여유당'인가요 ㅠ_ㅠ 처음 약용선생의 호를 알았던 어린 시절 방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죠. 멋진 사람이 호도 멋지다니 그래 혼자 다해먹어라 꺼이꺼이 ㅠ_ㅠ 라며. 아직도 저는 저 '여유당'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데 은근슬쩍 쓰기에는 유명해서 힘들어 흙흙 ㅠ_ㅠ

 

다행이랄까, 외국 나와 살며 외국이름을 맘대로 짓고 있는 편인데 (평균 2년에 한 번씩 이름을 바꾸고 있습니다 헐헐. 별 야릇한 이름을 대어도 '외국인 이름은 이상해 -_-'라며 수용해주는 친구들 고맙;; 발음 힘들다고 지맘대로 부르는 놈들 안 고맙;;) 아직도 호에 대한 욕심을 못 버리고 있습니다. 제가 만약 나이 칠팔십 되어 수염 성성히 길러 '제 호는 이렇소이다~'라고 하면 그때서는 먹힐까요? (일반인이라도?)

 

여러분들은 호(혹은 자신이 짓는 자신의 이름)에 대한 욕심 없습니까.

나만 있나;;

 

 

깜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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