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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발견한 글입니다. 참고하시라고 남깁니다. 쪽지를 보내도 되겠지만 그때 관련 글을 보신 다른 분들도 참고하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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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하 (사이언티픽 크리틱스 편집장, 고려대 생물구조정보학 연구실 연구원)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앵무새처럼 떠드는 지식인들이 많지만 나쁜 책을 읽는 것보다는 안 읽는 편이 낫다. 나쁜 책을 읽는 것은 컴퓨터에 악성코드와 바이러스를 까는 일보다도 위험하다. 두뇌에 입력된 잘못된 정보로 인해 자신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저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베스트셀러라고 해서 그 책이 나쁘지 않다고 보장해주지는 못한다. 참과 거짓은 다수결로 결정되는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특히 건강분야의 베스트셀러들을 보면 책의 수준이 천차만별이다.
 
올해 9월에 출간된 허현회의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 이유>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책이 건강분야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여러주째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 책은 현대의학의 실체는 제약회사와 의사들 그리고 여기에 동조하는 주류 언론까지 사람들의 돈을 뜯어내기 위해 병을 만들고 효과 없는 약을 처방하는 사기극이라는 무시무시한 음모론을 담고 있다.
 
언론도 이를 거들고 나섰다. 중앙일보연합뉴스머니투데이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서도 간단한 소개부터 적극적인 동조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프레시안은 <제약사-병원-의사, 그 ‘죽음의 트라이앵글’> 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에서 “'현명한 의료쇼핑' 정도의 소비자 정보 차원을 넘어, 제약-병원-의사의 '3각 동맹 체제'에 대한 근본적 성찰의 계기를 제공하는 풍부한 자료를 담고 있다.”며 찬양하고 있다.

이 주장을 믿는다면 자신과 가족의 건강에 문제가 생겨도 병원에 가거나 약을 복용하길 꺼릴 것이다. 병원에 가더라도 의사의 결정적인 충고를 무시하게 될지 모른다. 종교적 광신 때문에 아픈 아이를 치료받지 못하게 하다가 죽게 만들었다는 뉴스 속의 이야기와 같은 상황이 책으로 인해 벌어질 수 있다.
 
기초의학 연구를 해왔고, 나이에 걸맞지 않게 병원 신세를 많이 진 필자는 현대의학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이 책이 얼마나 설득력이 있기에 베스트셀러가 된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은 쓰레기다. 책의 표지만 살펴봐도 이 책이 쓰레기보다 나은 점이라고는 냄비 받침이 필요할 때 임시로 쓸 수 있다는 점뿐이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이깟 책을 찍어내느라 희생된 나무가 안타까워 눈물이 핑 돌 지경이다.
 
그걸로 끝이면 좋겠지만 이 책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의학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는 사람이 이 책을 읽고 그대로 믿는다면 방사성 폐기물 이상의 끔찍한 해악을 초래하게 된다. 사이비종교나 무속인의 꾐에 넘어가 자신과 가정을 해치는 사례들처럼 말이다.
 
무식함과 거짓말로 버무려진 이 책을 보면서 저자에 대해, 그리고 이런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드는 세태에 대해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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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 http://www.i-sbm.org/?1A1w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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