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 학교의 재학생인지라 올립니다. 이건 한국외대 학보 기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고, 지금 저희 학교 학생들에 의해 열띄게 공유되고 있는 중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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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외대학보 편집장 강유나입니다.


외대학보가 총장의 명령으로 발행을 정지당했습니다.


총장은 전 서울 총학생회가 주점설치금지와 자치권 탄압에 저항하자 서울 총학생회를 못마땅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새 총학생회장 후보가 나오는 선거철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결국 총장과 학교 측은 그들만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새로 나온 서울 총학생회 단독 후보자를 비리문제로 물러난 한국외대의 전 이사장과 엮은 후, 이를 핑계삼아 서울 총학생회 선거를 무산시키려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사실은 일반 학우들은 물론 단독 후보로 나온 본인조차도 모릅니다. 

이번 총학생회 선거가 무산되면 3월말로 선거가 미뤄집니다. 총장은 이 재선거까지도 무산시키고 싶어합니다. '총학생회 없는 외대'를 만들어 학교전체에 대한 압력을 마음대로 행사하고자 하는 목적입니다. 


그 첫번째 단계로 외대학보에 총장의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외대학보는 지금부터 선거에 대한 기사를 단 한줄도 실을 수 없다. 그 어떤 발행도 허락할 수 없다"


삼성이 청와대가 마음에 안든다는 이유로 중앙일보에게 "지금부터 선거가 끝날때까지 문재인, 박근혜 후보에 대한 그 어떤 기사도 싣지 마라. 투표율이 낮아지던 말던 상관하지 마라. 아니, 투표율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좋다" 고 오더를 내리는 것과 무엇이 다를까요.


외대학보는 이 명령을 언론에 대한 비상식적인 탄압으로 규정하고 선거특집호를 A4용지에 인쇄했습니다. 조판소도, 전문 디자이너의 도움도 없는 이 과정에서 외대학보가 겪은 어려움은 말로 다할 수 없을 지경이었습니다. 외대의 영자신문사, 교지, 방송국이 모두 한마음으로 A4용지를 사서 보내왔지만 돈이 부족해 기자들의 사비를 모두 털었습니다. 12월초에 언론장학금을 봉사장학금 이름으로 수령하도록 예정된 네 명의 기자들은 장학금까지도 포기하고 인쇄에 나섰습니다. 인쇄된 신문은 월요일에 양배움터 전체의 기자들의 손으로 배포될 예정입니다. 


그러나 주간교수의 말에 따르면, 지금 이순간까지도 총장은 발행금지를 철회할 의사가 전혀 없으며, 오히려 일부 처장들은 "단선이라 후보가 하나밖에 없는 선거인데, 학보가 공약을 알려주는 것은 불법 선거 개입이다. 고발하고 징계를 줘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대학 신문사에서 일하고 계신 여러분, 

도움을 절실히 요청합니다.

전국의 대학 신문사들이 '대학의 언론 탄압을 반대하며 이에 대항하는 외대학보의 발행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공동 선언서를 내주신다면, 자유언론 정론직필을 사수하려는 외대학보의 저항에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관심과 지지를 너무나도 필요합니다. 댓글에 oo대 신문사 편집장(혹은 기자) ooo 이라고 써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함께 올리는 사진은 인쇄된 선거특집호의 겉표지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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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지금은 1972년이고, 저는 2012년에 살고 있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습니다ㅡㅡ


부산외대처럼 총학생회 부정선거라도 일어났으면 명분이라도 있지 저런걸 막걸리지 말이라고...ㅡㅡ


그리고 이와 관련한 어떤 트윗, 박근혜가 한국외대 방문했을 때 학보 기자가 투표시간 연장에 대한 생각을 질문한게 생각난다는걸 봤는데, 뭐 그런 이유만은 정말 아니길 바라고요.


듀게에 재학생분들, 졸업생분들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관심을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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