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 식으로 말한다면, 저는 국정원이 선거 개입을 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문제가 되었던 오피스텔의 그 직원 역시 선거 개입 중에 발각된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리고 법치 국가에서 국가 정보기관이 그런 식으로 치졸하고 유치한 짓을 한 것은 당연히 말도 안되고 끝까지 책임자를 찾아내어 그들에게 무서운 책임을 물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피의자 인권에 대해서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 제가 길게 말하기 보다는 그것이 알고싶다에도 자주 나오는 표창원 교수가 그에 대해 쓴 글이 있어서 링크를 답니다. 

http://blog.daum.net/drpyo/465


이 상황은 표창원 교수가 말하는 대로, 연약한 "아가씨"의 방을 무자비한 남자들이 강금한 인권 유린 사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가정보원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질 게 없는 최정예 요원들입니다.

그리고, 보도된 내용에 따르면 대상자 김 씨는 해당 오피스텔을 '침식을 위한 주거'라기 보다 '재택근무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하루 2~3 시간 외출 외에는 주로 해당 오피스텔 안에 있었으니까요.


그렇다면, 당시 김 씨의 상황은 근무 후 사적인 거소에서 휴식을 취하는 '민간인' 상태가 아니라,

정예 국가정보요원이 민간에 신분과 활동이 노출되었고, 그 활동이 합법적인 것이 아닌

불법, 인권침해 적인 활동이라고 의심받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 김 씨는 '개인으로서의 여성'이 아니라 '임무수행중인 국가 최정예 정보요원'입니다.

그런데 만약, 김 씨의 상태가 합법적인 업무 수행 중이었다면, 김 씨에 대한 민간인들의 미행이나 감시, 제지

등의 행동은 '공무집행방해'를 구성할 것입니다. 위계나 폭력이 없다면 공무집행방해도 구성될 수 없겠군요.


밖에 있는 사람들이 '사실상의 감금'을 햇다고 했는데 이는 사람들이 

'불법행위 의심받는 국가정보원 직원이 도주나 증거인멸할까봐'

감시하고 대기하는 '시민 행동'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같은 국가공무원인 경찰과 선관위 직원이 진입 및 면담, 조사 등을 요구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국가공무원의 성실의무와 공직선거법상의 수인의무 등을 준수했다면 전혀 발생하지 않았을 상황인 것이죠.


즉, 이번에 발생한 대치상황은 문 밖에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에 의한 '사실상의 감금'이 아니라

스스로가 중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적법 조사에 불응하고 은닉, 증거인멸 의심을 사고 있는 

'사실상의 도주' 상황이라고 봐야 맞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이 이 사건을 처리한 방식에 대해서는 아주 불만이 많습니다. 

사건의 정황을 보면, 이 사건은 둘 중의 하나인 것 같은데, 누군가 국정원 내부에서 국정원의 탈법에 대해 혐오감을 느끼는 사람이 구체적인 사실을 가지고 민주당에 제보했거나, 국정원과 여당이 짜고 역풍을 만들기 위해 거짓 정보를 흘린 것입니다. 이 국정원 직원의 소속이나 출퇴근 시간 조직 체계등이 상세하게 언론을 통해 조금씩 새어나오고 있는 것을 볼 때 저 두가지 이외에 다른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국정원이나 여당의 대응을 본다면 후자보다는 전자에 더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민주당이 이렇게 아무 대책없이 무작정 쳐들어 간 것은 오히려 역풍을 맞을 가능성을 더 높여 놨고, 실제로 지금 다방면에서 펼쳐지고 있는 역풍 공세에 적절한 방식으로 대처할 뾰족한 방책이 있는 걸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모든 증거와 상황과 사실들을 가졌다면 오히려 좀 더 구체적인 물증을 가지고서 치밀한 계획을 갖고 했어야지요. 우리는 지난 5년간, 언론, 경찰, 검찰, 선관위 누구 하나 야당의 편을 들어주지 않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과연 이렇게 가면 선관위가 바로 자신들의 권한을 사용해서 강제로 비품들을 가지고 나와 조사에 착수할거라고 생각했을까요. 과연 경찰이 바로 조사를 시작하고 검찰이 바로 압수수색 영장을 요청할 거라고 생각했을까요. 국정원 직원에게 너 국정원 직원이냐고 물어보면 그렇다고 인정할 줄 알았나요? (저는 제 친구들 중에 국정원 직원이 많지만, 그들의 직업은 공식적으로는 누가 물어봐도 비밀로 해야 하지요.) 영장도 없이 찾아가서 우리가 의심스러우니 컴퓨터를 주세요라고 부탁하면 순순히 내어 줄 줄 알았을까요?  


지난 지방선거의 엄펜션 사건과 이 사건은 그리고 며칠전 십알단 사건과 이 사건은 언론에 비쳐지는 면에서도 아주 다릅니다. 일단 펜션에 아줌마들 수십명이 모여서 전화를 돌리고 있는 장면을 잡으면, 그건 텔레마케터거나 불법 선거운동이거나 그럴 거고, 당과의 관계만 보여주면 그건 자연스럽게 불법 선거 운동을 하다가 잡힌 걸로 보입니다. 십알단도 여당에서 준 임명장과 각종 전략 계획 서류들, 명함들, 그리고 사무실 이런 모든 정황들이 불법 선거운동 말고 다른 걸 생각하기 어려운 그림입니다. 그런데 혼자서 작업하는 국정원 직원을 언론을 대동하고 덥치려면 좀 더 치밀한 계획을 세웠어야 할 겁니다. 일단 그림 자체가 안나오니까 여당과 국정원에서 변명이라고 하는 말들이 심지어 그럴듯하게 들리는 효과까지 나옵니다.


사실 어제 십알단 보도가 나오지 않았다면 이 사건은 큰 역풍을 맞았을 확률이 더 큽니다. 저는 오히려 김용민이 신천지 떠드는 것보다 이 사건이 더욱 불안했습니다. 이건 정말 확실한 증거와 확실한 그림이 아니라면 믿지 않을 저쪽 사람들을 설득시키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인권에 대해서 일반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많은 사람들에게 혼란을 주기에 충분한 사건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사건 정황 내에서 인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할만한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고 생각합니다만, 저는 정파적 입장이 아니라 순수하게 인권의 관점에서 이 사건을 보며 비판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충분히 이해하고 그럴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방금 뉴욕타임스202회를 들어보니 김어준도 비슷한 얘기를 하던데, 이건 호승심이 발동한 정치인들이 일을 그르친 대표적 사례에 속한다는 요지의 말을 했고, 저도 거기에 동의합니다. 좀 더 치밀하게 준비해서 처리했다면 현재의 정권과 박근혜 집단들의 법을 우습게 알고 국가 기관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아주 중요한 증거를 온 국민앞에 충격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영영 놓치게 되었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박영선 의원이 어디엔가 나와서 이건 민주당의 똥볼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하는데 정말 그 말을 믿고 싶습니다.  정말로 이러한 모든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증거들을 민주당이 제발 확보해 놓고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난 이후라도 온 국민의 눈앞에 그 증거들을 당당하게 제시하고 국가기관의 탈법적 운영의 문제들을 만천하에 드러내고 그것을 국민적인 공감을 얻고 논의를 거쳐 다시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법을 고치고 사람을 바꾸는데 사용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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