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요.

애인과는 내년에 결혼하려고해요.  우리는 새 대통령 임기 첫해에 신혼부부가 되겠지요. 

얼마전에 대화를 하다가 혹시 몰라서(정치이야기를 전혀 안하는 커플이었음) 제가 지지하는 분을 뽑아달라고 부탁했더니

그분의 의료비 상한 100만원 공약 때문에 자신은 다른 분을 뽑겠대요. (그는 38시간 근무 10시간 휴식을 번갈아 하는 레지던트에요.ㅠ.ㅠ)

자기같은 국가 보조를 받는 사람은 그런 문제에 민감하다며.  철저히 정책 투표를 하겠다고.

헉. 안돼!

세수를  통한 재원마련을 기반으로  100만원 상한 공약을 낸 것이라고 아무리 말을 해도  '정책선거'를 단호하게 강조해서 더 말을 못했습니다.

 

엉엉.

그래서 저는 내일 슬픈 논개가 되기로 합니다.

그는 오늘 밤샘 당직이고 내일 오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한다고 합니다.

저는 그 앞에서 지키고 있다가 그를 꼭 껴안고 멀리 멀리 가서 그가 좋아하는 소바를 사줄 것이어요

 

내일 저녁에 먼곳에 가서 정통 일본 소바를 사주겠다니 그는 순진한 강아지처럼 꼬리를 팔랑팔랑 흔들며 행복해합니다.

소바소바소바와~! 애인이 소바 사준대!

이러고...

ㅠ.ㅠ미안해. 난 내일 새벽투표하고 레미제라블 조조 보고 너 데리러 갈거야.

 

그래도 다행인건

-그가 처음부터 내일 일정에 선거를 넣고 있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는 것 (연일 밤샘에 혼이 빠져있음)

-4500만원 표보다는 애인이 사주는 소바를 더 기대하고 있다는 것.

-원래 정치에 별 관심이 없다는 것.

-나중에 마타하리같은 나의 만행이 들켜도 별로 개의치 않을 성격이라는 것- 소바~소바~소바 살랑살랑~ 소바사줬으니까 용서

 

남들은 투표독려한다는데.. 나는 이런 ㅠ.ㅠ 짜가 논개 만행이나 계획하고 있어야하다니 슬프네요.

사실은  진짜 죄책감 들어요...

 

그래도 일말의 양심은 있어서, 소바 먹다가 갑자기 정신이 들어서 투표하러가겠다고 하면

말리진 않을래요 크헝헝헝 멍멍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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