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왜 문재인을 원하셨어요?

2012.12.19 19:48

ML 조회 수:1644

전 일단 진 것으로,생각을 하려고 합니다.김 빼는 소리 해서 죄송합니다.물론 다 까봐야 알긴 하겠습니다만,일단은 기대를 접으려고 합니다.

다섯시 이후 투표,재외국민이나 부재자,이런 것들이 큰 변수는 안되리라
생각합니다.방송 삼사 출구조사결과의 신뢰성에 대해 물음표를 다시는 분들이
있는데,글쎄요.잘은 모르지만 지금 트위터에 돌아다니는 내용,지난 서울시장
선거 당시에도 박원순이 진다고 했었다 이건 사실이 아닌걸로 알고있습니다
여섯시 땡 하자마자 박원순 당선 예측이라고 딱 뜨는거보고 환호성질렀던 기억이
분명한지라…

 

어쨌든,밤새 개표를 할거고 결과는 내일 아침이면 알겠습니다만,
다시 차근차근히 생각을 해봅니다.박근혜가 되면 안되는 이유는 뭐 논문을 쓰래도
제가 쓰는데,난 왜 문재인을 원했더라.아,세가지였구나.하고 다시 생각해봅니다

 

 

일단 전 의료가 제일 컸어요.
돈 걱정 없이 아플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하고 꿈꿨어요.
이명박이 자행한 온갖 민영화 중에서도 최악은 의료민영화라고 생각했었죠.
‘아픈데 돈없어 죽을까봐 걱정’,이거 정말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공포에요.
그리고 그런 근원적인 공포 없이 그냥 ‘내 삶’,‘하던 일’만 하게끔 만들어주는
게 나라의 역할이라고 생각했습니다.그냥 내 직장 가서 내 일만 열심히 해도 먹고
살 수 있는,난데없이 죽을 병에 걸리거나 하면 나라가 책임져줄테니 넌 가서 네 일이나 걱정하라고 등짝 한 대 쳐주는,그것이,‘나라’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 다음이 언론.
‘그 다음’이라고 해서 의료보다 덜 중요하다는 건 아니고,
전 정말이지 권력을 비판했단 이유로소송당할 걱정,감옥갈 걱정,사찰당할 걱정같은 거 안하는 세상
원합니다.언론이 가진 권력 견제의 기능과 알 권리 충족의 기능에 대해 깊이
공감했고 현 정부에 대해 옳은소리 몇마디했다고 밥줄을 끊어버린 김재철 사장은
물러나야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저 자신도 가깝거나 먼 미래에 글을 써서 먹고 살고 싶어하는 사람인지라…더욱 그랬죠.

 


그리고 마지막,가장 중요한 거.

사람이 먼저인 세상에 대한 열망.
여러분.당선이 확실한 문용린이란 사람,인권과 복지가 학교 근처에 얼씬도 못하게
하겠다는 발언 했다면서요?

세상에 어떻게 그래요?

 

경쟁을 통한 학습 능력 강화의 필요성을 역설하거나 주입식 교육 내지는 입시 위주의
교육에 대해 지지적이거나 사교육에 대한 비판이 별로 없거나 저 거기까지는 참아줄
수 있어요.그런데 뭐?뭣이 어쩌고 어째요?

 

사람이 나중이다 라고 당당히 외치시는 분이 과반의 표를 획득하셨습니다.
그분,보수 뭐라고 나오던데,보수란 단어의 뜻이 그런거라면,보수 정당에서 나온
대통령 후보도 대통령 시키면 안된다는 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그분이 되면 안되는 이유 말고,문재인이 돼야만 하는 이유는 이것이었어요.
자,좋은 결과가 어찌어찌 나와주면 정말 좋겠지만,이젠 아닐 경우에 대한 생각도
해봐야 합니다.

 

먼저 의료.글쎄요.적어도 박은 이명박처럼 747을 얘기하진 않았습니다
문과 안의 공약을 표절해가며 최소한 무늬라도 복지를 표방했지요
그래서 나온게 암 뇌질환 같은 거 걸리면 간병비 입원비 그런거 빼고 어쨌든 기본적인 돈은 내주겠다는 공약이었는데,공약에 헛점은 없는지 다시 파악하고 문이 이야기한 연 백만원 상한제까지는 아니어도 ‘그거라도’이른 시일 내에 현실화되고 정착될 수 있도록 지켜보아야 할 것입니다.

 

언론이요.글쎄,전 솔직히 나꼼수가 될 자신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박근혜나 문용린이 이명박같은,혹은 이명박보다 더한 실정을 하더라도 허허실실 웃어넘길 자신도 없네요.저 여기다 공약하나만 할게요.박까진 몰라도 문은 확실히 견제할겁니다.시민기자 활동 다시 시작하고,학생 인권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왕따당해 자살하겠다고 옥상 올라가는 아이는 없는지 감시하겠습니다.

 

그리고,사람이 먼저인 세상.
개와 고양이를 사랑으로 돌보는 대통령에 대한 열망.
이건 잘 모르겠어요.정말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잘 살아보아야겠죠.전 여전히 문재인을 사랑합니다.
안철수 김여진 이효리 조국 이정희 심상정 노회찬 문성근 윤여준…
정말 진짜 다들 멋있었습니다.만약 불행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들을 계속 지지할
것이고,그들에게 ‘견제’를 요구할 것입니다.

 

일찍 못자겠어요
개표방송은 뭐.숫자 올라가는거.그냥 안보더라도요.
생각을 정리해야하거든요.

 

 

 

 

 

 

 

 

 

 

 

 

 

 

 

 

 

 

다만 오늘중에 한 번은 울 것 같습니다.
어린애처럼 막 엎어져서 엉엉 울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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