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화 하거나 단언하기에는 부족한 글이지만  대선결과도 참담하고

 저도 답답해서 그냥 푸념으로 주절거려봅니다.


예전에 자주 글을 쓸 때 종종 언급했지만,

제 스스로가 덕후 취향인지라,  오랜 기간동안 온라인 게임활동을  해왔습니다. 

여러 게임을 한 건 아니고, 세네 개 정도의 게임을 가지고 10년 정도 하드코어하게 했고요.



그런데, 그런 게임들 속의 사회랄까 세계에서도 현실과 거의 비슷하게 인간관계가 형성이되고 유지가 됩니다.

거기서 재밌는 건, 나이가 많기는 커녕 10~20대 중반 정도 되는  어리거나 젊은 층이 보여주는 행동이나 생각인데요.

지금 몇몇 분들이 비난하시는 5~60대의 행동과 그다지 다를 바가 없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예를들어,  보통 게임들이 오랜 기간 유지되다 보면 패치나 버전 등으로 인해  기간 별로  같은 게임 임에도 시기에 따라 전혀 다른 것들이 되곤 합니다.

근데, 현시점에서의 그 게임의 밸런스나 상황이 그닥 나쁜 것이 아님에도 꼭 그런 말을 하는 유저들이 어딜가나 있습니다.


' 옛날이 좋았어 '  


서비스도, 그래픽도, 밸런스도, 모든 게 과거보다 좋아졌고 저는 정확히 그걸 기억하고 있을만큼 열심히 , 오래 그리고 많이 있었음에도

정말  실력이나 기간이나 여러가지 면에서 얼마 있지도 않은 어린(?) 유저들이 저런 말을 하는 걸 정말 굉장히 자주 봐왔습니다.

그에 대해서 반문하며  객관적인 사실이나 근거를 들면서 캐물어보면  정작 제대로 알지도 못하거나 경험도 없으면서 

막연하게 저런 말을 하는 어린 분들이 무척 많으시더군요. 

마치 현실의 어르신들이 과거에 대한 사실들 중에 왜곡되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부분만  기억하거나

혹은 막연한 과거에 대한 향수를 보여주는 듯한 모습을 보는 거 같이요.



  이건 단순히 게임만이 아니라 음악 쪽에서도 자주 느끼는 부분이긴한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근래엔 90년대 음악들이 재조명 받았죠. 나가수나 불후의 명곡 같은데서도 90년대 음악들이 꽤 자주 편곡 되기도 했고,

그 당시 가수들이 토크쇼나 예능에서 레전드로 재조명 받기도 했고요.

듀게가 아니더라도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를 다니다보면,  위에 언급한 내용과 같은 뉘앙스의 말들을 많이 보게 되더라구요.

' 역시 90년대 음악이 좋았어, 그때가 황금기였지' 라는 식의 내용들요.


근데 재밌는 건, 제가 8~90년대를 기억 할 때,  당시의 어른들도 똑같은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레전드로 인정받는 가수들에 대해서

마치 현재의 아이돌들이 90년대 가수들에 비해서 가창력, 음악성이 부족하다고(이건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요) 비판을 하며, 과거의 가수들이

진짜 가수였다고 말을 하시곤 했지요.



음악만이 아니라, 애니메이션(건담 올드팬들의 차별이라거나)

이나 만화 쪽에서도 저런 과거에 대한 향수의 글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이건 똑같은 패턴이니 생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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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게임 쪽의 온라인 커뮤니티를 얘기하자면,  mmorpg 는 당연하고, 다른 장르의 게임들에서도  현실에서 중요시되는 재화나 명예 들이 

똑같이 존재하죠.  게임머니, 계급, 실력, 등등 여러 가지면에서요. 그런데  그 세계에서 10~20대, 혹은 30대 유저들이 보여주는 행태는 

이번 대선에서  자신 혹은 자기 가족의 이익만 생각해서  기본적인 가치관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는 세대의 모습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물론, 매너좋고 룰을 지키며 다 같이 즐겁게 게임을 하자는 분들도 많지만,   각종 비열한 치팅이나  게임 상의 고계급자에 대한  온갖 비굴하고 

치졸한 아부,  그리고 고계급자가 벌이는 비매너 스러운 행동이나 횡포에 대한 묵인..... 그리고 자신이 가진 캐릭터나 아이템의 가치가 패치로 인해서

급격하게 변동될 때의 반응들을 보면,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1~30대의 젊은층도 그 세계내에서 기득권이 되거나 자신이 지킬 것이 생기면

그들이 비난하는 기성세대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예를들어,  현실의 정치를 채팅상으로 비판하면서 정작 동시에 본인은 게임상에서 불법적인 프로그램으로 많은 게임머니를 챙기고

신입유저나 실력이 없는 유저들 같은 약자들을 무시하거나 강제 퇴장시킨다거나,  공대장이나 클랜마스터에게 온갖 아부를 떨면서 이권을 챙긴다거나...

온갖 부정한 일들을 한다거나....

이처럼 자신이 현실에서 요구하는 것들과 앞뒤가 안 맞는 행동 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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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음악이나 게임같은 분야만이나라 많은 곳에서 저는 젊은 세대가 마치 현실의 나이든 세대와 같은 행동을 하는 거에 대해 너무나도  많이 봐왔기 때문에

저는 젊은 세대라고 딱히 기성세대와 본질이 다르다거나, 특별히 더 도덕적이거나 정의감이 넘친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전부가 그렇지는 않겠지만, 상당수는 현실에 가상현실 세계서처럼  재산이나 지켜야할 것들이 생기면 아마 지금의 5~60대처럼 행동할 거라고 봅니다.


물론, 이건 도입부에  조심스레 썼듯이 아주 국한된 온라인 상의 일부분 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악명의 온라인상이고 그 안에서  재산, 명예 , 권력등이 존재하는 

공간에서의 모습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현실에서 그들이 가지게 될 모습을 추측할 수 있는 거죠.




왜 이런 글을 쓰게 됐냐면  몇몇 글들에 대한 분란들 때문이긴 합니다.

기득권층이나 고연령층 들에 대해서, 나이가 들면 그렇게 되느냐 라거나, 이해가 안 간다고 하시는 분이 많으시길래요.

제 생각엔 젊은 세대에서도 같은 조건이 주어지면 비슷하게 행동하실 분들이 태반이라고 봅니다. 물론 여전히 같은 생각이나 의지를 보여주실 분들도 계시겠지만요.



과거에 대한 왜곡된 기억이나  막연한 향수라거나

자신의 이권에 따라서 보여주는 상반된 행동의 변화라거나 그런것들이 단순히 나이가 많다고 그런 것이 아니라

젊은 사람들도 어떤 환경이나 조건이 주어지면 충분히 같은 행동을 할 거라는 거죠.





저 같은 경우는  박원순시장을 뽑았지만,  그 분의  정책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어떤 재산의 가치가 하락하게 됐습니다.

아주 꽤  큰 액수를요. 하지만 투표전에도 이미 알고 있었던것이었고, 지금도 후회하지 않습니다.


몇번 언급했지만, 저는 정책적성향이 안철수에 더 가까웠고, 그를 지지했지만 결국 문재인에게 투표했습니다.

정책적으로는 문재인쪽이 저에게 안 맞는 부분도 많았고 (반대로 정말 절실했던 것도 있었고)  또 저희 가족이나 제게 있어서도

박근혜가 당선되는게 더 이득이란 걸 알았지만 그래도 문재인에게 투표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그랬다고, 서산돼지님 같은 분들을 이해못한다거나 비난할 생각은 없습니다.

누구나 입장에 따라서 생각이 달라질 수 있고, 또 같은 입장이라도 다른 생각을 할 수가 있으니까요.




또, 어떤 이득이나 논리나 근거나 당위성없이 그냥 무작정 박근혜를 뽑은 분들에 대해서도 저는 그분들이 단순히 나이가 많거나

늙어서 그렇다고 생각안합니다. 이런 현상이나 행동은 젊은층에서도 똑같이 있어왔거든요.


과거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한 대선 시기에,  같은과의 동기들 몇명이 제게 와서 누굴 뽑을 거냐고 묻길래, 

그냥 귀찮아서 답을 하지 않았더니 무작정 이회창을 뽑을 거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저는 답을 안한 채, 너는 누굴 뽑느냐 했더니

노무현이라더군요. 그래서 왜 너는 노무현을 뽑는건데 라고 반문하며,  그의 정책이나 다른 어떤 점에 호감을 느낀 거냐 물었더니

아무 것도 모르더군요.  그냥 돌아온 대답은 


' 대학생이면 노무현을 뽑아야하는 거 아냐? '   라거나

' 이회창 뽑으면 수구꼴통이네 '   이었습니다.



아무 생각이나  이유 없이 그냥 노무현을 뽑아야해~ 라는 생각 하나만 있더군요.   그 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노무현이 정말로  이회창보다 바른 인물인건 차치하더라도,   저런 식으로  노무현을 지지하는 것과   나이드신 분들이

막연히 여당을 지지하는 것과 차이가 있는 걸까 라고요.



아마 이번 대선에서도  박정희의 딸이라서, 혹은 박근혜라서 그냥 막연하게 투표한 기성세대가 있겠지만

동시에 똑같은 논리로 문재인을 투표한 분들도 계실겁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실제로 그런 분들을 꽤 봤어요.

그렇다면  전자는 개념없는 멍청한 늙은이들이고, 후자는 정의롭고 똑똑한 투표권을 행사한 것인가.....라는 점에 대해선

저는 확실하게 그렇다라고 답을 하지 못하겠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나이에 관계 없이  같은 조건이나  상황에선  인간의 본성은 비슷하지 않나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젊은 세대와 상황이 다른 기성세대에 대해서 지나치게 분노하거나 과민반응을 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하고요.

지금 기성세대에게 분노하는 분들중에 어떤 분들은 시간이 지나면 그분들과 같은 길을 걸을 수도 있을 것이고

혹자는 지금과 같은 길을 걷고 생각을 가지고 가겠지요.


하지만  그 상황이나 환경이 되기전까진 타인을 함부로 재단하거나 단정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박근혜를 지지했다고 비판할 수는 있을 지언정, 도에 지나친 폄이나 모욕 등은 하등 도움될 것이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그들이 왜 그렇게 생각을 하고 행동했는 지 이해하려 하고, 같은 상황이 되면 스스로는 그런 선택을 안 할지에 대한 반문을 하거나

자신과 다른 선택을 한 사람들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해 고민했으면 합니다.

나이가 많다고 혹은 적다고 전혀 다른 속성을 가진 건 아니니까요.


만약, 스스로가 절대적으로 옳다고 생각한다면,(그러기가 쉽지않지만)

적어도 틀렸다고 생각하는 대상이 왜 그렇게 행동하고 생각하는지 한번쯤은 고찰해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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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언하자면, 저희 집은 저를 제외하곤 극우적인 집인지라  평소나 식사할때마다 매번 정치얘기가 나오면 

체할 거 같은 상황이 여러번 옵니다.  설득은 커녕 얘기를 꺼내기 조차 힘들고, 대화를 하더라도 서로 감정이  상하거나

일방적인 설교를 듣기 일 수이고요.



그렇다고 가족인데 정치적인 이유로 외면하거나 연을 끊어야할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합니다.

그리고 그분들이 그런 사고방식이나 정치관을 가지게 된 이유도 알고 있고,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수긍하고 있고요.



물론 가족과 달리, 지인을 만드는 거라면 비슷한 정치성향을 지닌 사람들끼리 지낼 수 있겠죠.

그리고 그게 아니면 연을 끊으면 그만이고요.



하지만 국가를 기준으로 보면 어떨까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사람이 정권을 잡았다고, 혹은  그런 사람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과반수가 됐다고

다들 이민을 가버리거나(실제로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아니면 성향이 다르다고 따로 살거나 배척하실건가요.


저는 반대 성향을 지닌 사람들도 가족처럼 생각해야한다고 봅니다. 무조건 사랑하거나 그러라는 게 아니라...

가족처럼  이 국가 내에서 계속 마주치고 부딪히고 비비고 살아가야하는 사람들이라면 

적어도 그 사람들의 생각이 어떤지 알아보고 존중해주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한다고요.



그런데, 근래의 글들이나 반응들을 보면, 당연히 실망스럽고 참담하고 분노가 느껴질 수 있지만

도가 지나친 반응이 많이보여서 불편하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끄적거려봅니다.






P.S.:    8 년만에 끊었던 술을 먹고....... 썼더니  제가 무슨 글을 쓴지 모르겠네요.

         왠지 기승전병 같은 글이 된 거 같긴하지만;;;; 그래도 쓰고 도망갑니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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