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28 18:00
올해 제가 본 제일 좋은 영화는 레미제라블도 호빗도 스카이 폴도 아니고, '마진 콜'이 되는군요. 이제 3일 남은 올해 동안 장고를 볼 생각이 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마진 콜을 넘어설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시작부터 제 취향인데다 연기를 확실히 할 줄 아는 멋진 중년, 청년들이 딱 맞는 역할에서 제각기 색깔을 보여줍니다. 스토리라인도 그렇고 제가 아주 좋아하는 내용이예요. 107분이라는 상영시간이 워낙 짧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쉴 새 없이 스토리를 몰아갑니다. 이 영화는 2011년에 나왔다고 하는데, 더 주목을 받았어야 하는 영화가 아닌가 싶네요. 이 영화에 대해서는 현자님과 듀나님이 리뷰를 썼으니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듀나님 리뷰는 malware attack 경고가 떠서 링크를 붙이지 못합니다) 대사 한 줄 한 줄이 주옥같습니다.
그런데, 해고당한 에릭 데일이 왜 풋내기 피터 설리반에게 USB 스틱을 줬을까 생각해보신 분 있습니까? 영화에서도 힌트가 나오지만, 저는 정말 설리반이 엘리베이터까지 따라가서 한마디 더 따뜻한 말을 던지려고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럴 때 엘리베이터까지 따라가는 건 괴롭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데스크 앞에 앉아있는 것도 괴롭지요. 왜냐하면 다시는 그 사람을 볼 수도 없고, 그 사람에게 하나의 인간으로서 호의를 가져왔다는 것도 표시할 수 없게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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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을 지새우고 피로에 절어든 모습으로 창틀에 올라가 있는 홍일점 드미 언니의 모습이 가장 강렬하고 기억에 오래 남았어요
사려깊은듯 하지만 위선적이면서 거의 오페라? 연극스러운 대사들에 점점 쪼여드는 스토리도 좋았고 배우들의 꽉 찬 연기에 푹 빠질 수 있어서 좋았어요
설리반이 그상황에서 에릭 데일을 따라간 것만해도 그 사무실 분위기로 보면 엄청나게 튀는 행동인데다 엄두가 안나게 용기가 필요한 행동이지만
그래도 따라왔으니까 에릭 데일에겐 큰 의미로 느껴졌겠죠?
저도 마지막으로 에릭 데일이 어떤 심경에서 피터 설리반에게 그 USB를 건넸을지 감정이입해봤는데.. 예전에 퇴사하신 상사님 생각이 나서 가슴이 무거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