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29 14:11
- 멘토 '스쿨'이 멘토 '서바이벌'로 바뀌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을 때는 뭐 그냥 말장난이겠거니... 했었는데. 이유가 있긴 있었군요. 합숙 안 하고 그냥 지도만 받으면서 알아서들 연습. 그리고 저번처럼 중간 탈락 없이 미션 딱 하나로 단 번에 생방송 진출자 가리기. 크게 바뀌었으니 이름도 바꾸는 게 맞아 보이긴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바뀐 결과...
장점이라고 느껴지는 부분들이 많긴 합니다.
일단 그간 두 시즌을 보면서 항상 들던 생각 하나('도대체 한 달 동안 뭘 배워서 뭐가 바뀐 걸까?')를 지우게 되었네요. 쓰잘데기 없이 산사에 가서 스님들에게 평가 받고 일본 여행 다니고 경험 쌓는다고 길거리 공연하고 뭐 그런 '설정만 있어 보이는' 덤들이 사라지고 그 자리를 참가자들의 연습, 드라마들이 채우니 좀 더 알차진 느낌도 들구요. 뭣보다도 이제야 참가자들의 캐릭터가 좀 잡힌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더군요. (그러고나서 바로 탈락해버리니 또 문제긴 합니다만;;) 또 멘토와 참가자들간의 감정 교류를 보여준답시고 집어 넣던 어색한 설정 장면들도 대폭 줄어든 것도 반갑습니다. 당연히 네 멘토 중 가장 끈적거릴(?) 김태원 편이 이 정도였으니 나머진 좀 더 심플하겠죠. 또 선발 미션을 딱 하나로 제한하니 한 달 동안 무대 하나만 연습할 수 있어서 결과적으로 무대 퀄리티도 역대 시즌들에 비해 훨씬 높았습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라면...
이런 형식이라면 그냥 캠프에서 미션을 하나 더 하면 되지 않겠습니까(...) 다른 멘토들도 이렇게 할진 모르겠지만 어제 김태원편의 미션은 그냥 슈퍼스타K의 슈퍼 위크 라이벌 미션을 고대로 가져온 거잖아요; 그리고 어쨌거나 이 프로는 '멘토제'를 강조하고 거기에 포인트를 두고 있는 게 근본일 텐데. 그간 멘토의 역할이 미미한데 분량만 잡아 먹는다는 비판들이 많긴 했지만 그 해결책을 이렇게 멘토의 비중을 줄여버리는 쪽에서 찾아 버리면 좀 이상하지요. 결과적으로 훨씬 보기 좋긴 했지만 그래도 이상합니다;
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거. -_-;
- 김태원편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은.
1) 확실히 1시즌 멘토 스쿨에 비해서 끈적거리다 못 해 질척거리던(쿨럭;) 그 '쏴나이들의 정!!!' 같은 건 많이 희석되었네요. 그리고 김태원의 존재감도 많이 약해졌습니다. 막판 참가자들의 눈물 쓰나미 장면도 참가자들 서로간의 관계에서 나온 것이지 저번 처럼 김태원이 연출해낸 김태원을 향한 눈물이란 느낌은 별로 없었네요. 뭐, 어차피 참가자가 주인공이 되어야하는 게 오디션 프로이니 이건 괜찮았다고 보구요.
2) 박완규! ㅋㅋㅋㅋㅋㅋㅋ <-
뭐 지적할 것 딱딱 지적해주는 건 좋은데 '악평 캐릭터'를 지나치게 의식한다는 느낌도 좀 들긴 했습니다. 하는 얘길 종합해보면 잘 했단 얘긴데 던지는 말들은(...)
김종서는... 참 죄송한 얘기지만 언제부턴가 이 분 얼굴에 어색한 느낌이 들어서 좀 부담스럽구요. 탑밴드 2에서 하던 평들이 별로 맘에 안 들어서 생긴 선입견 때문인지 평들도 맘에 안 들었구요. 결정적으로 얼마 전에 심야 프로에 나와서 라이브를 하는데... 흠... (후략;)
3) 역시 '주인공 한동근'을 아주아주 노골적으로 밀어주는 게 느껴지긴 하는데. 딱히 거부감이 들진 않습니다. 일단 개성과 실력 면에서 워낙 출중하기도 하고. 또 캐릭터도 매력이 있어요. 마지막 발표 전에 '소울슈프림 형님들에게 고맙다'는 얘길 하는데 별 대단한 얘길 하는 게 아닌데도 괜히 다 진심 같아서 몰입이 팍팍....;
- 어쨌든 그래서 어제 무대는 셋.
1) 나경원, 정영윤
(영상이 없네요. 인기 없나봅니다...;)
뭐 특별히 누가 잘 했단 느낌은 없지만 전체적으로 분위기는 참 맘에 들었던 무대였습니다.... 만. 결과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던 조였습니다.
장원석이 음색 괜찮고 노래도 영 못 하는 건 아니면서 비주얼이 되는 참가자라서. 그리고 막판 캠프 무대에서 준수하게 해 줬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선 불만이 없습니다.
그리고 어제 괜찮게 했어요. 생방송 가는 것도 그렇게까지 이해를 못 할 건 아닌데, 문제는 이 분이 붙으면서 떨어진 안재만이죠. 아무리 장원석을 좋게 평해준다 해도 안재만이 '그보다는' 낫지 않겠습니까. -_-;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이 조에서도 편곡이랑 디렉팅 같은 건 안재만이 다 해 준 것 같은데. 역시 편곡 셔틀은 탈락이라는 이 프로의 소소한 공식을...;
사실 어제 시작하자마자 장원석의 분량이 폭발하고 특히 '김태원에게 악평을 많이 들어서 싫었다'는 인터뷰까지 나오는 걸 보면서 '설마 쟤를 붙이려고?'라고 생각하긴 했어요.
안재만의 가정사나 인간적인 좋은 모습 부각시켜주는 걸 보면서는 작별 선물 같단 생각이 들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제가 인간적으로 호감을 느끼기 시작했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아닌 것 같아요; 안타깝습니다.
3) 한동근, 소울 슈프림
그래서 또 드는 생각이, 제작진은 남의 프로를 좀 어설프게 따라하지 말라는 겁니다.
슈퍼스타K 같은 경우엔 이렇게 라이벌 미션을 시키면서 화제의 출연자들을 짝으로 붙여서 퀄리티 높은 무대 만들고 화제 만들어 흥행하고 덕후 몰이한 다음에 한 명 떨어뜨려도 괜찮아요.
어차피 그 후에 말도 안 되는 트릭으로 떨어뜨린 사람 다시 붙여 버리면 되니까요. (쿨럭;)
그런데 이 프로는 이제 멘토당 세 팀씩 뽑으면 그걸로 끝이잖아요? 그걸로 인원이 다 차 버리니 당연히 패자부활도 없구요. 그런 판국에 이렇게 배짱 좋게 주목받던 참가자들 팍팍 싸움 붙이고 떨어뜨려 버리면 어쩌자는 거냐구요. -_-
암튼 참.
아쉽고, 안타깝고 그러합니다.
2012.12.2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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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2.29 17:12
박완규는 상대를 품어주는 매력은 없죠. 고칠 수 없는 성격인 것 같아요.그래도 인지도 올라가고 많이 부드러워졌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