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도대체 언제 깔았는지 모르겠는데 하드디스크 정리하다가 발견했어요

 

옛날 게임이라 요즘 감각으로는 조작도 불편하고 그래픽도 희한합니다 그래도 참 재미있네요

 

구체적인 설정이나 스토리라인은 잘 모르고 그냥 심플하게만 알아요. 기업이 세계를 지배하고 국가가 해체된 미래세계에서, 기업이 운용하는 신디케이트라 불리는 요원들이 암살 세뇌 폭파 등 공작을 한다는... 어찌보면 매우 뻔한 SF 액션 게임. 근데 이런게 이상하게 더 땡겨요 요즘은. 한동안 일본 게임을 많이 했는데 가히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복잡한 설정과 스토리에 질렸던터라...

 

가만보면 옛날 도스시절 게임이 추억보정의 미화를 감안하더라도 뭔가 '멋'이 있었어요. 심플하고, 즉각적이고, '전자오락'의 본연에 충실한 느낌? 아 물론 그게 당대의 기술적 한계나 노하우 부족에 기인한게 크다는것 저도 인정합니다. 근데 심지어 일본RPG도 예전에는 그렇게 복잡하고 기괴스럽진 않았죠. 서구의 것에 비해 훨씬 우리네 정서에 맞는 아기자기함이 있었다고나 할까...

 

이게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된건지 모르겠는데, 식음과 수면을 잊고 게임에 몰입해본게 도스시절 이후로는 참 드문거 같아요. 물론 이것도 초중딩 시절보다 여가를 내기 용의치 않은 데서 기인한게 크다는것 저도 인정합니다; 비교적 최근(??) 게임중에 그 정도로 미쳐서 했던 게임은 딱 두 타이틀이에요. 발더스게이트하고 오블리비언.

 

기왕 얘기한김에 좀더 풀어보면 발더스게이트는..정말 충공깽이었습니다. 그때 영어도 잘 못하는데 영문판 사다가 반쯤 미쳐서 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두번다시 그 정도로 미치는 일은 없을것 같아요. 게임뿐만 아니라 모든 취미활동에서. 영어사전 펼쳐놓고 단어 찾아가면서 했는데... 그런 열정이 이젠 없죠ㅎㅎ 유저들이 만든 비공식적인 한글패치와 모드를 깔아서 최근에 또 해봣는데 다시 해도 재밌어요. 진짜 이 게임을 만든 놈들은 제정신이 아니다... 인간이 아니다... 외계인인가... 이런 생각을 했던...

 

가장 최근에 재밌게 했던게 오블리비언. 이건 방학때였는데 이거 하다가 수강신청을 놓칠뻔 했죠. 발더스게이트와는 다른 의미로 미치게 하더군요. 정말 주인공 캐릭터를 나와 동일시해버렸어요. 메인스토리는 좀 별로지만 그냥 그 게임속에서 구현된 그 세계 자체가 경탄스러웠죠. 평원 고산지대 늪지 도시를 종횡무진 누비고 강도를 만나기도 하고 강도짓을 하기도 하고 자객이 되었다가.. 스카이림도 잠깐 해봤는데 오블리비언을 처음 접했을때의 감흥은 이미 없더라구요. 이젠 새로운 인터페이스에 적응하고 시스템을 배우는거 자체가 귀찮고 피곤해요. 게임이라고 해봐야... 지하철에서 애니팡이나 한판 하는거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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