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편과 싸우고 나면, 잠을 잘 못잡니다.

 

 

뭐 밤새 분해하거나 울거나 걱정하느라 못 자는 건 아니구요(무의식적으로 걱정은 하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냥 잠이 깊어지지를 않아요.

많이 자도 잠깐 눈붙였다 떼는 수준.

지금은 아이를 돌보느라 그러잖아도 새벽에 깨지만, 아이가 없을 때 싸운 뒤에는

저렇게 짧게 자면서도 새벽에 몇 번씩 깼었어요.

 

그러고 나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몸은 숙면을 취하지 못해서 마디마디 피곤하고

뺨에는 열이 내내 오르고,

그렇게 컨디션이 나빠지죠.

 

그러다보니

좀더 싸워서 시시비비를 옳게 가려야 할 것 같은데도

몸 컨디션이 나쁘다 보니

그냥 대강대강 내가 숙여줘야지, 그냥 말 말아야지 하고 싸움 분위기를 걷어내는 게 우선이 되어버려요.

 

 

지금도, 아니 어제

대판 부부싸움을 했습니다.

잘못은 서로 반반쯤 되는 것 같아요(그런데 일단 남편은 싸울 때의 태도가 나쁜 편이라, 거기서 더 저를 화나고 상처받게 하지요.)

저희 집 아기방에 어른용 침대가 하나 있어서 각방을 쓰기 편리해요(...)

그래서 아기방에서 아기랑 잤는데

아기방의 어른용 침대에는 두터운 이불이 깔려있질 않아서

밤새 서늘하니 춥더라구요.

게다가 어김없이 또 부부싸움후 잠 못자는 증상이...

그래서 지금 여기는 해가 중천인데 너무 피곤해요.

사실 어제 싸운 건이, 서로 잘못 반반이니 퉁쳐 이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은 잘못대로 사과해야 하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응어리는 확실히 풀어야 하는 그런 류의 것이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피곤하니, 또.... 

 

열받는건, 저랑 싸우고도 남편은 매번 아주 잘 잡니다.

아주 숙면 쩝니다(...)

아마도 술의 힘도 큰 것 같아요. 어제 싸우고 난 뒤 남편은 혼자 거실에서 계속 맥주를 마시더군요.

그런데 저는 술을 마셔도, 이 증상이 없어지지 않아요. 연애 때 지금의 남편과 싸운 뒤 이꼴저꼴 다 보기 싫어서

술을 좀 많이 마시고 잠들었는데, 새벽에 깨는 증상은 여전했고

이른 숙취까지 몰려와 정말이지 술을 마시지 않느니만 못했거든요.

 

혹시 가까운 사람들, 특히 연인이나 배우자와 싸우고 나면

잠을 잘 못자는 분 계신가요?

반대로 잠을 잘 주무시는 분은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나요?

 

 

지금도 저 멀리서 남편의 코 고는 소리가 들려와요.

으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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