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종각에서 약속이 있었던지라, 볼일을 마치고 종로쪽에서 데이트를 하게 됐어요.

토이스토리 보려했는데 그 어떤 극장도 이 영화를 오후상영하지 않더군요-_;;; 아저씨는 일요일에

다른 친구랑 보기로 했기 때문에 <악마를 보았다>를 고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울극장은 제 소녀시절의 8할을 지배했던 E모 오라버니가 주연했던 <6월의 일기> 무대인사를

보러 갔던 이후 처음이었는데, 와 정말 최악의 관람이었어요. 앞, 뒤, 옆에 할머니 할아버지 관객들이

포진해있는데, 제 좌석 심심찮게 발로 차는 건 양반이고 간헐적으로 들리는 가래 끓는 기침소리가

서라운드로 들려오질 않나, 안방에서 보듯이 '뭐 이런 영화가 다 있어' '영화를 뭐 이렇게 잔인하게 만들었대'

'아이쿠야, 큰일났구나' 등등 평소 톤으로 추임새를 넣는다든지, 심지어는 옆자리에서 세번이나 핸드폰

벨소리가 울렸어요. 40폴리 '백만송이 장미'가.........

화룡점정, 매너모드로 바꾸는 법을 모르시는지, 폰을 이리저리 매만지시다가, 꼬박꼬박 전화를 받으셔요-_;

'어, 난데 친구랑 극장에 와 있어, 지금 영화 보는 중이야, 이따가 다시 연락하라구, 응' 이 대사가 다

들릴 만한 크기의 목소리.

이것저것 참다가 뒷좌석 할머니의 추임새만은 도저히 못 참겠어서 결국 '좀 조용히 해주실래요'라고

말했습니다만, 잠시 입을 다무시나 했더니 원상복구...............말을 말자.

그런데 생각보다 할무니 할아부지께서, 이 영화를 눈하나 깜짝않고 즐기시더군요, 그건 의외였어요.

어쨌건 전, 다시는 종로쪽에서 영화를 보지 않기로 했어요. 공교롭게도 김지운의 전작 <놈놈놈>을 본 게

종로 피카디리였고, 거기서도 할아버지 할무니 관객때문에 몹시 짜증스런 관람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남녀노소가 모두 함께 문화생활을 즐기는 건 좋지만, 할무니 할아부지 젭알 에티켓 좀 ㅂㅌ.....

 

+) 아, 영화는 좀 긴 감이 없지 않았지만, 쏘쏘였어요. 누가 본다고 하면 말리지도, 딱히 추천하지도 않겠습니다.

이병헌은 달콤한 인생에서, 최민식은 금자씨에서 쏙 빠져나온 것 같더군요. 다만 자기복제건 뭐건, 최민식의

연기는 그만이 해낼 수 있는 영역이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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