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에 글을 쓰네요. 지금 엄청나게 감성적이 됐어요. 오글오글 하셔도 이해해주세요.

펑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호호호

 

 

1

 

방금 우연한 기회로 mbc에서 한 슬픈 다큐멘터리를 봤어요.

예전에 방영했을 때는 일부러 피했었는데 보다보니 끝까지 펑펑 울면서 봤네요.

정말 마음이 쓰리고 아파서 왜 이렇게 울지 싶을 정도로 울었습니다.

그분들의 사적인 이야기를 여과없이 보고 공감하면서 눈물은 나는데. 나는 그저 시청자일 뿐인데 울 자격이 있나 싶어요.

어차피 저사람들은 나를 모르고, 내가 아무리 울어봤자 tv 밖인데 도움도 못주면서 운다는 건 다른 사람의 슬픈 사연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싶은 마음.

눈물이 나는 것은 감정에 충실한 것 뿐이지만.. 그게 괜히 참 미안합니다.

그래서 슬픈 사연의 다큐멘터리는 되도록이면 피하는 편인데 봤네요.

 

제가 전에 좀비영화는 실제가 아니라고 생각되서 재밌게 본다고 글을 적은적이 있어요.

그래서 귀신이 나오거나, 살인법/성폭행범 등등의 이야기의 영화는 잘 못봐요. 그건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이고.. (귀신이 있다고 생각하기에;)

등장인물에게 감정이입이 되서 죄책감이 들고, 그 이야기를 즐긴다는 것이 미안해지거든요.

이건 그냥 성격인가요?  때리거나 맞는 장면만 봐도 잘 못보겠어서.

 

 

2

 

선거 후에, 그러니까 출구조사 결과를 두근두근 하면서 보고 나서부터 이상하게 제 맘이 회색빛이 된 것 같습니다.

그날 기말고사 바로 전날이었는데 공부를 하나도 못했어요. 출구조사 보고 방에 들어가서 듀게 글만 쳐다보다가

11시쯤에 나와서 부모님이 보고 계신 tv를 슬쩍 봤는데 박근혜 당선확실 이 뜨더라구요.

방에 들어와서 아무것도 못하고 멍하니 있다가 , 이러다간 내 학점도 망하겠다 싶어서 울면서 밤 12시부터 공부했어요.

그 후로 학점도 좋게 나왔고, 새해는 바뀌고, 즐거운 일도 많이 생기는데 이상하게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어요.

 

제가 믿고 있던 가치의 한 축이 무너지면서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던건가? 싶어요.

박근혜씨가 당선됐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부터 박근혜씨를 위해 투표한 사람들을 증오에 가까울 정도로 싫어하다가

혼자 헛소리를 페이스북에 갈겨 쓰고요, 내가 잘못알고 있었나. 내가 잘못 생각했나. 그런 생각만 뱅뱅 돌아요.

어릴적부터 믿고 있었던 가치가 삶의 방향이 붕괴되버린 것 같은 느낌?

 

근데 이 말은 듀게에다가만 털어놔요. 왜냐면 주위의 다른 분들, 문재인씨를 지지하던 분들도 저처럼 심한 반응은 아니거든요.

박근혜가 됐다 인정하자 됐으니까 잘 하겠지, 너가 왜 유난스럽게 그러냐

그런말을 들으니 아무 말도 하기가 싫어요. 내가 유난스럽긴 하구나 란 생각이.

 

전 솔직히 두려워요.

대통령이 되셨다니 잘하실거야 하고 믿어야 하는데.  왜 이렇게 신뢰가 안가지..

교과서부터 바뀔 것이 정말 두렵습니다. 솔직히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어쩌면 내가 믿고 있던게 아닌가? 그 시절을 겪지 않았던 젊은세대의 멋모르는 치기인가?

내가 생각해왔던 건 믿었던 가치는 뭐였지.

 

제가 유난떠는 거겠죠. 이런건 일기장에 적어야 하나요?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제 트위터 부계입니다. [3] DJUNA 2023.04.01 27406
공지 [공지] 게시판 관리 원칙. 엔시블 2019.12.31 45922
공지 [공지] 게시판 규칙, FAQ, 기타등등 DJUNA 2013.01.31 355915
60857 (바낭)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은 책은? [8] 유우쨔응 2013.01.06 1699
60856 어제,오늘자 내 딸 서영이 짤막한 얘기들 [5] 메피스토 2013.01.06 2996
60855 에로틱한 민요 [11] Isolde 2013.01.06 3059
60854 라이프 오브 파이 CG [2] 유로스 2013.01.06 2653
60853 2012 National Society of Film Critics Awards Winners [2] 조성용 2013.01.06 1120
60852 [바낭] 별다른 건수가 없어 심심한 금주의 아이돌 잡담 [15] 로이배티 2013.01.06 3002
60851 피부질환 질문- 눈 밑에 벌긋벌긋한 것들이 나요. [2] 구름진 하늘 2013.01.06 1263
60850 [채팅] 1월 둘째주 일요일밤 가가채팅방 (Theme. 듀게 솔로대첩, 이대로 괜찮은가? / 괜찮다.) 이인 2013.01.06 992
60849 이 다리 못건너는 사람 있을까요 [5] 가끔영화 2013.01.06 2031
60848 무조건 용서하게 되는 연인의 멘트가 있나요? [29] 느타리포트만 2013.01.06 5303
60847 다이어트 4일째 [9] 뱅쇼 2013.01.06 1340
60846 이 시리즈 웃기지 않나요 [6] turtlebig 2013.01.06 2881
60845 청담동 앨리스 정말 참신하네요 ㅋㅋ (이번화까지의 스포) [6] 로즈마리 2013.01.06 4456
60844 오늘은...진짜 실망한 청앨... [3] 시민1 2013.01.06 3395
60843 예상대로 정시에 공개된 인피니트-H 티저 영상입니다 [9] 로이배티 2013.01.07 1867
60842 그녀들의 그네 [4] skyworker 2013.01.07 1752
60841 [윈앰방송] 클래식 2시까지 나갑니다. [5] ZORN 2013.01.07 746
» 슬픈 다큐멘터리를 볼때의 느낌 그리고 선거 후.. [3] 수퍼소닉 2013.01.07 1609
60839 라이프 오브 파이 결말 질문-스포있어요 [5] 마르타. 2013.01.07 5555
60838 드라마나 영화 시나리오 볼 수 있는 사이트 좀 추천부탁드립니다. [1] 녹챠 2013.01.07 1684
XE Login